박정환 9단은 1-3-5 포석으로, 진시영 6단은 양화점 포석으로 맞섰다. 전형적인 실리 대 세력의 갈림. 백이 초반 작전 미스로 집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 특히 상변에 막강한 흑 진영이 생기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승부의 첫 번째 고비는 좌변. 흑이 35로 뛰어들었을 때였다. 백은 직접 공격하기보다 36으로 들여다보며 우회공격을 택했으나 37을 예상하지 못한 게 실수였다. 37은 임기응변의 좋은 수. 참고 1도처럼 흑 1로 받았다면 백 2, 6이 워낙 좋아 백은 만족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흑은 49까지 연결에 성공했고, 백 대마는 공중에 붕 뜬 모양이 됐다.
이후 흑은 백 대마를, 백도 흑 대마를 서로 몰아갔다. 이 과정에서 백은 상변 흑 진영에 90, 92로 특공대를 투입했다. 여기서 흑의 결정타가 나왔다. 바로 93. 이 수는 참고 2도처럼 백 1을 기대한 수다. 이후 흑은 흑 4, 6, 8까지 백을 몰아붙인다. 백이 버티기 힘든 그림이다. 진시영은 고민하다 실전에서는 ‘가’로 붙이는 수를 택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리고 박정환은 115라는 결정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 수로 공중에 붕 떠 있던 백 대마가 결국은 두 집을 내지 못하고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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