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의 하늘은 지독히 푸릅니다. 하늘뿐이 아니라 동해바다 또한 푸르고 맑아서 흰 수건을 적시면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그런 바다입니다. (중략) 푸른 하늘, 푸른 바다에 사는 우리들은 푸른 자기 청자를 만들었고… 아름다운 백자를 만들었습니다.”(고 김환기 화백)
김 화백이 늘 곁에 두고 사랑하며 그림까지 그렸던 조선 청화백자. 그 푸른빛 아름다움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0일부터 기획특별전시 ‘조선청화(靑(화,획)), 푸른빛에 물들다’를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국보 및 보물 10점 등 총 500여 점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뿐만 아니라 국립고궁박물관, 삼성 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이데미쓰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청화백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공예와 회화가 결합된 왕실 미의식의 정수인 조선 청화백자만 따로 모은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전시”라고 밝혔다.
조선 왕조는 백자를 왕의 그릇으로 정하고 경기 광주 관요(官窯)에서 생산했다. 백자는 순백자, 상감백자, 진사백자, 철회백자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청화백자는 산화코발트 안료로 그림을 그린 것. 산화코발트는 천연 광물 상태에서는 흑갈색이지만 가마에서 높은 온도를 이겨내면서 신비스러운 청색으로 변한다.
전시에선 왕실의 예를 대표하는 ‘용무늬항아리(용준·龍樽)’를 만날 수 있다. 왕실 행사 때 술을 담거나 꽃을 꽂아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됐는데 임금의 절대적인 권위와 위엄을 상징한다. 큰 것은 높이가 60cm에 이른다.
18세기 영·정조 시대에 제작된 청화백자는 검박하고 격조 있는 아름다움을 고수했다. 몸체의 팽팽한 양감, 맑고 깨끗한 설백(雪白)의 색깔, 문인 취향을 표현하는 사군자와 초화, 산수 인물, 시구 등의 담백한 문양을 담았다. 당시 문인사대부 사이에서는 청화백자 문방구가 크게 유행했다. 11월 16일까지 전시. 3000∼5000원. 02-1688-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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