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3단은 좌하귀 걸침(23)을 선택했다. 24로 받은 데 대해 25로 벌려 안정을 찾았다. 최철한 9단은 26으로 붙인 뒤 28, 30으로 돌의 리듬을 만들었다. 그러고는 32로 젖혔다. 좌상귀 뒷맛을 없애는 수다. 31의 마늘모는 탄력이 좋은 행마다. 하지만 이 형태에서는 끊기는 약점이 남아 있다.
흑은 당장 상변을 끊지 않고 33으로 큰 곳을 선점했다. 호시탐탐 노리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 주변의 여건이 좋아지는 결정적인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34는 이런 모양에서 침입의 맥점. 흑이 35, 37로 받을 때 백이 둔 38도 근거를 확보하는 정수. 이후 참고 1도처럼 흑 1로 씌우면 어떻게 될까. 백 2부터 백 10까지 살아간다. 자주 나오는 형태라 배워두면 좋다.
흑도 이곳 처리를 보류한 채 39로 3·3에 뛰어들었다. 39 대신 참고 2도처럼 흑 1, 3으로 두는 것이 강수지만 백 4로 이단 젖히는 게 좋은 대응. 다음 흑의 응수가 여의치 않다.
그래서 흑은 39로 3·3에 들어가 실리를 차지했다. 45까지는 예정된 수순. 백이 반대쪽에서 막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집이 엇비슷해 잘 어울린 포석.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