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프로필에 잘 나온 셀카 사진이나 자녀의 사진을 내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페이스북에 접속해 친구들의 글이나 광고, 뉴스 기사 링크, 특정 유저들의 모임 계정 글에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 페이스북은 ‘알 수도 있는 사람’이라며 추천 친구 리스트를 보여주곤 한다. 스마트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게 되는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겐 대중의 행동 패턴과 성향을 분석하기 위한 알고리즘(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절차)의 좋은 재료이다.
이처럼 인간은 점차 수량화되고 분류되고 있다. 이 책은 알고리즘이 연애, 성 생활, 쇼핑, 과학, 범죄, 예술 분야 등 사람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설명해 나간다. 미국 기업 페이스딜스가 개발한 안면 인식 카메라는 사람의 얼굴을 스캔한 뒤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과 비교해 그가 누른 ‘좋아요’를 토대로 성향을 분석하고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시한다. 지난해 말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 테스코도 전국의 매장 계산대에 비디오 화면을 설치하고 전용 알고리즘이 탑재된 내장 카메라로 고객의 나이와 성별을 확인하겠다고 선언했다.
2012년 애플과 삼성의 특허 소송에선 사람의 손이 아닌 알고리즘으로 문서를 처리했고 ‘리걸 줌’이란 자동문서조합 시스템은 유언장(69달러), 회사 정관(99달러) 등을 헐값에 작성해준다. 이혼하는 부부의 전형적 패턴 18가지를 구분한 뒤 알고리즘을 매개로 이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위보스’)도 있다.
알고리즘은 심지어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 예술의 세계까지 넘보고 있다. 영국의 에퍼고직스라는 회사는 3007만 개의 기준으로 영화 대본을 분석해 영화가 얼마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지 예측하고 있다. 그 기준에는 뚜렷한 성격의 악당이 있는지, 약방의 감초 격인 등장인물이 있는지 등이 들어 있다.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가 이 회사에 영화 9편의 대본을 보낸 뒤 개봉 이후 성적과 비교한 결과 6개를 거의 정확하게 맞혔다. 예를 들어 제작비 5000만 달러를 들인 ‘러키 유’의 경우 영화사는 떼돈을 벌 것이라고 ‘예상’했다. 각본을 ‘포레스트 검프’의 에릭 로스가 썼고 감독은 ‘8마일’ ‘LA컨피덴셜’의 커티스 핸슨이 맡고 여배우 드루 배리모어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퍼고직스는 700만 달러의 수입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실제 수입이 600만 달러였다. 에퍼고직스는 자신들의 분석에 따라 각본을 수정하면 히트작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만물의 공식으로 ‘알고리즘’을 꼽으며 우리에게 되묻는다. “알고리즘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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