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192로 큰 곳을 차지하자 흑은 193으로 백 2점을 확실히 잡았다. 192로 이으면서 백 2점이 움직이는 맛이 조금이나마 살아났기 때문이다.
좌하귀 196은 큰 자리다. 죽어있던 백돌 2개를 살려 안팎으로 최소 9집 끝내기다. 197은 맞보기. 202는 응수타진. 참고 1도처럼 흑 1로 받으면 백 2로 내려서는 게 선수가 된다. 흑이 또 손을 빼면(예컨대 흑 3으로 좌상변 날일자 행마) 백 4부터 백 8까지 두는 큰 끝내기 수단이 있다. 때문에 203으로 받는 게 정수.
백은 손을 돌려 204로 막았다. 205로 밀고 들어간 것은 그 자체로도 크지만 변화의 여지를 줄인 좋은 수. 참고 2도처럼 그 자리를 백에게 뺏기면 문제가 생긴다. 백 2에 이어 백 4로 젖힐 때 흑의 응수가 곤란하다. 흑 5로 받으면 백 6으로 두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흑 7 대신에 8의 자리에 둬도 ‘가’로 끊는 수가 있다. 흑 7, 9로 받으면 백 10이 선수여서 백 12로 끊어 수가 생긴다. 흑이 망한 그림이다.
박민규 3단은 207부터 213까지 백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바둑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흑의 승리는 결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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