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은 우상귀 어려운 정석이 끝난 뒤 선수를 뽑아 좌하귀로 손을 돌렸다. 22, 철저히 실리를 밝히는 수다. 두 기사 모두 실리형으로 타개에 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결은 다르다. 박영훈이 형세판단을 바탕으로 좀더 계산적이라면 이세돌 9단은 밀어붙이는 힘이 강하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박영훈이 힘이 약하다거나, 이세돌이 계산에 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세돌은 23으로 치받아 어려운 변화를 꾀한다. 이른바 눈사태 정석이다. 천변만화, 정석의 갈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바둑판의 4분의 1이 결정될 정도로 큰 정석도 있다. 아마추어로서는 한 수 삐끗하면 천길 낭떠러지다. 27은 응수타진. 28 대신 참고 1도처럼 백 1로 받으면 ‘가’로 두거나 흑 2, 4로 두어 폭넓은 바둑을 둘 것이다. 백이 28로 받으면서 흑도 29로 받았다.
44까지는 일사천리의 정석 진행. 45 대신 참고 1도처럼 흑 1을 선수하고 흑 3으로 막는 것도 정석. 하지만 백 4로 잡고 백 6, 8로 두면 흑의 포석 실패. 정석도 배석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진다.
실전에서는 45로 좀더 복잡한 정석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연구가 끝난 정석에서 누가 더 이득을 챙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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