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의 백 집이 커질 조짐이 보인다. 흑이 165로 중앙으로 한 칸 뛰어 백 집을 견제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뒤에 둔 167이 패착. 참고 1도처럼 흑 1로 젖힐 자리였다. 백 2로 두면 흑 3으로 백 1점을 단수하면서 중앙을 보강한다. 백 4, 6으로 우변에 두면 흑 6점이 촉촉수로 잡힌다. 하지만 좌상귀 백 1점을 잡으면 흑이 이기는 형세다.
박영훈 9단은 167을 보고는 기회가 왔음을 직감한다. 먼저 168을 선수해 놓고는 170으로 끊었다. 승착이다. 백 1점을 희생타로 해 중앙 흑 3점을 잡는 수법이다.
뒤늦게 실수를 알아챈 이세돌 9단은 171로 젖혀 갇힌 흑 돌에 줄을 던져보지만 박영훈은 172로 끊어 흑을 괴롭힌다. 기회를 잡은 백은 거칠게 흑을 몰아붙인다. 173에 대해 174로 밀고 나간 것도 좋은 수순. 나중에는 흑 2점을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이 적시의 타이밍이다.
결국 흑은 177로 백 1점을 축으로 잡았다. 하지만 178에 대해서는 받을 수가 없다. 참고 2도처럼 백 2가 선수여서 백 4로 나오는 수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백은 180으로 뚫어 망외의 소득을 올렸다. 가장 큰 흑 집이 깨진 것. 이것으로 형세가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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