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공연! 문화가 있는 날]허무맹랑한 무용담에 포로가 된 도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03시 00분


연극 ‘월남스키부대’

연극 ‘월남스키부대’에서 어수룩한 도둑이 김 노인을 업은 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쇼앤뉴 제공
연극 ‘월남스키부대’에서 어수룩한 도둑이 김 노인을 업은 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쇼앤뉴 제공
마지막 수요일인 26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이날 연극 ‘월남스키부대’는 4만 원인 티켓을 50% 할인해준다. 연극 제목만 보고도 어떤 내용인지 대략 짐작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월남스키부대는 허풍의 대명사 아니던가.

주인공 김 노인은 입만 열면 월남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그의 아들은 영화배우 지망생으로 집안 살림에는 도무지 보탬이 되지 않는다. 며느리는 점점 지쳐간다. 어느 날 이들 집에 들어온 어설픈 도둑은 김 노인에게 붙들리고 점점 김 노인의 이야기에 빠져 들어간다.

능청스러운 김 노인(이한위 서현철 심원철), 어수룩한 도둑(손종범 진태이), 대책 없는 아들(최재원 이석) 등을 맡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허무맹랑한 김 노인의 이야기에 도둑이 침입한 후 갈수록 꼬여가는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김 노인이 간직했던 비밀이 밝혀지면서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웃음으로 몰고 가다 마지막에 감동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전형적인 한국식 코미디물의 공식을 따랐다. 고엽제 피해, 월남 파병 군인의 희생 등도 짜임새 있게 녹여냈다.

2012년 지방에서 공연돼 입소문을 탔고, 올해 서울 대학로에 입성했다. 영화 판권도 팔린 상태다. ‘7번방의 선물’ ‘변호인’ ‘숨바꼭질’ ‘신세계’ 등으로 영화계 큰손으로 떠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 ‘뉴’의 연극 진출작이다. 뉴는 지난해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를 선보였다.

2015년 1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 4만 원. 1544-1555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문화가 있는 날#월남스키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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