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제작비의 경우 천정부지로 뛰는 배우 출연료와 작가 원고료의 상한선을 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2007년 드라마 제작사들이 출연료 상한선을 회당 1500만 원으로 정한 적이 있지만 방송사 간 경쟁으로 금세 무너졌다. 미국의 경우 출연료를 매출의 일정 비율로 정해 러닝개런티 식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한 수익이나 제작비 내용조차 공개되지 않는 국내 드라마 업계의 비밀주의로는 이 방식을 활용할 수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출연료, 작가료, 매출과 순수익 등을 공개하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방송사와 제작사 모두 제작비 공개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 남발되는 간접광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현재 간접광고의 내용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간접광고가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물리적 비중(상품의 크기와 방송 분량 등)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중앙전파관리소가 심의하는 등 규제 기관조차 통일되지 않아 혼선을 부추긴다. 협찬과 간접광고의 구분이 모호해 둘을 묶어 판매하는 ‘꼼수’가 가능한 것도 문제다. 한 드라마 제작사 프로듀서는 “간접광고 심의 기준이 협찬과 뒤섞여 적용되다 보니 심의 결과가 그때그때 다른 경우가 많아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미국은 간접광고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특정 제품을 중심으로 에피소드를 전개하거나 제품을 화면에 크게 클로즈업하기도 한다. 2010년 시트콤 ‘모던패밀리’의 한 에피소드는 출시를 앞둔 아이패드 신제품을 두고 가족들이 다툼을 벌이는 내용을 다뤘다. 그 대신 사전 제작으로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도록 ‘품질관리’를 한다. 일본과 영국은 간접광고를 허용하되 BBC와 NHK 같은 공영방송에서는 엄격히 규제한다.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 드라마 업계는 2000년대 초반에는 정보기술(IT)업계의 투자, 그 후로는 일본 한류, 이제는 중국 자본에 기대고 있다. 한 마디로 거품에 기반을 둔 시장”이라며 “이제는 좋은 콘텐츠로 돈을 벌어 내실을 다질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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