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밥 먹는다’는 말은 교도소에 수감됐다는 말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실제 교도소 식단에는 1986년 이래로 콩밥이 사라졌고, 쌀과 보리를 섞은 밥이 제공된다.
음식문화평론가인 저자는 콩밥이 교도소를 상징하게 된 유래를 찾고자 재소자에게 쌀 10%, 콩 40%, 좁쌀 50%로 지은 밥이 제공됐던 1936년 형무소의 식단표를 제시한다. 저자는 그보다 앞서 1921년, 1928년 신문에도 교도소 콩밥에 대한 기사가 있다며 오래전부터 감옥에서 콩밥이 제공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유방과 다투던 항우가 부하들이 콩밥만으로 연명한다는 보고를 듣고 철군을 결정했다는 중국 ‘한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개하며 콩밥이 기원전부터 얼마나 형편없는 식사를 의미했는지를 설명한다.
지금은 ‘국민고기’의 반열에 오른 삼겹살의 역사도 재밌다.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삼겹살이라는 말 자체가 쓰이지 않았다. 삼겹살이라는 말은 1980년대에 널리 퍼져 1994년에야 국어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저자는 냉장고와 가스레인지 보급으로 인한 조리법 변화가 음식문화를 바꿨고 특히 외환위기 이후 수요가 늘며 삼겹살이 ‘한국 경제를 대변하는 고기’가 됐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동짓날 팥죽을 먹는 이유, 국수가 잔치 음식이 된 까닭, 파김치라는 말의 유래 등 100가지 음식과 관련된 문화, 역사 속 이야기를 풀어냈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문장도 정갈해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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