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람객들은 내년부터 서울에서 광주 문화전당까지 2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내년 3월 말 개통되는 호남 고속철도(KTX)는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304km를 1시간 33분 만에 주파한다. 송정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10여 분 만에 문화전당에 도착한다. 문화전당은 내년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에 맞춰 임시 개관한다. 문화전당 반경 2km안에는 낭만과 즐거움이 넘치는 다채로운 문화벨트가 형성돼 눈길을 끈다.
문화관광 아이콘 대인예술야시장
광주에는 낭만과 문화관광의 아이콘이 된 대인예술야시장이 있다. 재래시장인 대인시장의 돼지머리 고기를 파는 가게 밀집 골목에는 여자 역도선수 장미란이 금빛 바벨을 들어올리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시장 점포 30여 곳에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작품 판매도 이뤄진다.
대인시장에는 커피를 파는 카페와 여행객이 머무는 게스트하우스, 3.3m² 규모 작은 갤러리, 오픈 스튜디오가 곳곳에 들어섰다. 대인시장은 젊은 예술 혼과 소박한 재래시장 문화가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다.
1976년 개장한 대인시장은 점포가 330여 곳이나 되는 광주전남 최대 재래시장이다. 하지만 인근에 있던 전남도청과 광주버스터미널이 옮겨 가면서 쇠퇴해 시장 점포 3분의 1이 비어 있었다. 예술가들은 2007년부터 대인시장에 작업실을 열었다. 예술가들은 창작 활동과 재래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다. 예술가들은 시장 작업실에서 창작을 하면서 다양한 예술체험 행사도 열고 있다.
예술가들은 2011년부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달 한 번씩 야시장을 열었다. 야시장은 노상에서 막걸리와 원두커피가 나란히 판매된다. 야시장이 열리면 점포 70곳은 전, 튀김, 수육 등을 파는 먹을거리 상가로 변한다. 좌판에서는 수공예품 제작자(셀러) 280여 명이 만든 액세서리, 공예품, 비누, 향수 등을 판다. 거리에서는 상인들이 뽕짝, 포크송을 부르고 젊은이들은 인디밴드 공연을 한다.
대인예술야시장을 주최하는 예술가, 시장상인, 수공예품 제작자들의 논의기구인 별장 프로젝트팀은 12, 13일 야시장을 개장한다. 별장 프로젝트팀은 내년부터 매주 한 번씩 야시장을 개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야시장 개장 횟수를 늘리려는 것은 폭발적인 인기 때문이다. 야시장 열기에 빈 점포가 없어졌고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전고필 대인예술야시장 총감독(48)은 “야시장 개장 횟수가 늘어나더라도 순수성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예술가, 시장상인, 수공예품 제작자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에 더해진 인권 나침반
문화전당 바로 옆인 옛 광주 가톨릭센터에는 5·18민주화운동 아카이브 센터(기록관)가 들어선다. 5·18기록관은 내년 6월까지 개·보수를 마치고 문을 연다. 기록관에는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문서 4271권(86만 쪽), 흑백 필름 2017컷, 사진 1733점, 영상 65점 등이 전시된다. 기록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5·18민주화운동이 세계인권사의 나침반이 된 이유를 설명해주는 역사적 현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전당에서 무등산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도심의 녹색 띠가 있다. 경남 밀양에서 광주를 연결하는 경전선 폐철도 부지를 도심 숲으로 조성한 푸른길 공원이다. 이 공원 주변과 동명동 주택가를 따라 카페 50여 개가 자리 잡았다. 일부 카페는 갤러리, 화실 등 예술 공간도 마련했다.
문화전당 지척에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남구 양림동(20만 m²)이 있다. 양림동은 도심이지만 수령 100년이 넘는 호랑가시나무가 자리를 튼 숲이 있다. 개화기 외국 선교사들이 살았던 사택이나 선교사 묘역도 있다. 1890년부터 지은 개화기 전통한옥도 눈길을 끈다. 광주시는 양림동에 순교자기념공원, 근대사립학교 의료원 기념관, 사랑방, 역사문화 길을 조성하고 있다. 양림동 옆 사직공원 전망타워는 내년 3월 개관한다. 류재한 전남대 불문과 교수는 “문화전당 주변에 볼거리가 넘치는 문화벨트가 많아지면 상생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