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형세는 흑이 유리하다. 홍성지 9단의 마음은 무겁다. 열심히 쫓아가보지만 상대는 그만큼 더 앞서 간다.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질 않는다.
홍성지는 164로 젖혀 변화를 꾀한다. 김지석 9단도 165로 단호하게 끊었다. 상대가 강하게 나올 때 물러서면 안 된다. 하지만 164에는 노림이 숨어있다. 바로 168을 두기 위한 사전 공작이다.
168은 묘착. 막상 당하고 보니 흑의 응수가 쉽지 않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두면 백에게 걸려든다. 백 2가 좋은 수. 흑 3으로 단수하면 백 4부터 백 10까지 좌변 흑이 모두 잡혀 순식간에 역전이다.
김지석은 이 노림수를 간파했다. 그래서 169로 단단하게 막아둔다. 이 바둑 최후의 승착. 쉽게 둔 자리지만 형세 판단이 깔려 있다.
백이 170으로 끼우자 흑은 171로 슬며시 물러나는 듯하며 중앙 흑 집을 지켜냈다. 이래서 사실상 흑의 승리가 결정됐다. 189 이후로는 승부와는 무관한 끝내기. 이후 수순은 총보. 백이 190으로 참고 2도처럼 백 1, 3으로 두면 흑이 곤란해 보이지만 흑 4의 묘수가 준비돼 있다. 흑 6까지 수가 나지 않는다. 대국은 이후 90수를 더 뒀다. 결과는 흑 3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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