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편지-쪽지로 재구성한 佛왕실 도주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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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운명의 24시간/나카노 교코 지음·이연식 옮김/1만4800원·324쪽·이봄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겪은 비극적인 운명은 영화와 만화, 뮤지컬 등으로 수차례 가공되며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다. 책은 그중에서도 1791년 6월 20일, 왕과 왕비 일가가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바렌 도주 사건이 벌어진 24시간을 소재로 삼았다.

바렌 도주 사건은 당시 1789년 바스티유 함락 뒤 파리 튀일리 궁에 머물며 사실상 연금됐던 루이 16세 일가가 파리 동쪽의 몽메디 요새를 향해 도망친 사건이다. 왕비의 연인이던 페르센 백작의 계획에 따라 러시아 귀족 코르프 남작 부인 일가로 변장한 루이 16세 일가는 파리에서 빠져나가는 데는 성공한다.

하지만 루이 16세가 페르센 백작을 따돌리고, 특유의 우유부단함으로 여정을 계속 늦추면서 상황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결국 일행은 당시 인구 100명의 작은 마을 바렌에서 혁명파에게 덜미를 잡힌다. 이후 루이 16세와 앙투아네트 왕비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저자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루이 16세, 위기의 순간에 결연한 모습을 보이는 앙투아네트 왕비, 그리고 왕비를 위해 최선을 다한 페르센 백작 등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인간적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왕비와 페르센 백작의 러브 스토리를 절절히 묘사해 독자의 흥미를 끈다.

‘무서운 그림’ 시리즈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고 일본에 출간된 앙투아네트 왕비의 평전을 번역하기도 했던 저자는 당대 인물이 남긴 편지와 쪽지 등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왕과 왕비, 그리고 혁명파가 벌인 긴박한 추격전을 재현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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