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 실착 92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1일 03시 00분


○ 박민규 3단 ● 박정환 9단
본선 4강전 5보(86∼110)

86은 정수. 참고 1도처럼 백 1로 따내는 것은 무리. 흑 8까지 솔솔 기어 나오면 백이 수습하기가 어려워진다. 실전에서 백은 90까지 중앙을 차단했다. 하지만 흑이 91로 빠져나오자 더이상 중앙 흑을 공격하기가 어렵게 됐다. 흑이 위기를 잘 넘긴 형국.

92가 실착. 큰 자리지만 급한 곳은 아니었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는 것이 반상 최대의 곳. 역 끝내기여서 그 가치가 더 크다. 이후 백 5까지 되면 형세불명이다. 박정환 9단은 백의 실착을 예민하게 파악하고는 응징에 들어간다. 93, 95로 사전작업을 하고는 97로 붙여간 것. 좋은 수순. 백은 어쩔 수 없이 102로 물러서야 했다. 참고 2도의 백 1과 비교해보면 10집 이상 차이가 난다. 거기다 103까지 선수로 당한 것이 백에겐 너무 아프다. 이렇게 돼서 흑이 유리해졌다. 박민규 3단은 순간의 판단 착오로 우세한 형세를 그르쳤다.

흑은 상변 전투를 일단락 짓고 105로 우중앙 백 공격에 나섰다. 지금 형세로 보면 백 대마를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격을 하면서 약간의 전리품만 얻으면 우세한 상황. 백은 마음이 바쁘지만 110까지 고분고분 받으며 훗날을 기약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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