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은 111, 113으로 백 대마를 공격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앙과 연결하고 있다. 순풍에 돛을 단 듯하다. 그러다 지나는 길에 선수라고 둔 115로 바둑이 출렁인다. 백은 여기서 손을 빼고 116으로 두었다. 우상귀를 포기하고 중앙 흑 대마를 잡겠다는 뜻.
사실 115까지는 괜찮았다. 117이 문제였다. 참고 1도처럼 흑 1, 3으로 뒀어야 했다. 이렇게 두면 중앙 흑을 잡기는 쉽지 않다. 설사 잡혀도 작게 죽이고 우상귀 백을 잡으면 흑의 승리.
실전에서는 박정환은 기세로 117로 우상귀를 잡았다. 대신 중앙을 내줬다. 박민규 3단이 대마를 잡고는 118로 두자 갑자기 중앙이 커졌다. 바꿔치기의 손익계산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유리했던 흑으로선 달갑지 않은 변화다.
119는 기민한 수로 120으로 물러서야 했다. 끝내기로 득. 박정환은 125로 보완했다. 이렇게 두어도 백이 깨끗하게 중앙을 막는 수가 없다. 127, 129가 좋은 수이고, 130은 최대한 버틴 수. 참고 2도처럼 백 1로 물러서면 흑 2로 두어 흑 6까지 백이 잡힌다. 이렇게 되면 흑승. 그래서 백은 130으로 버텼고 135까지 두 기사는 마지막 승부처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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