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시 한국과 중국의 주도권 잡기다툼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초장엔 한국에 청신호가 밝혀졌다. 첫 세계대회인 LG배 우승을 한국이 예약해 놓아서다. 2월로 예정된 LG배 결승은 박정환 9단(22)과 김지석 9단(26)의 겨룸으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이로써 세계대회에서 중국에 7연패 당한 한국은 지난 연말 김지석의 삼성화재배에 이어 이번 LG배 2연승을 계기로 다시 기선을 잡은 셈이다.
이 두 기사 간 대결은 국내외로 관심이 크다. 바둑의 세력판도에 변화가 예상되어서다. 누가 우승하든 이세돌 9단과 구리(古力) 9단 이후 ‘세계대회 2승자’에 오른다. 박정환은 후지쓰배 우승에 이어, 김지석은 삼성화재배 우승에 이어. 반면 중국은 아직 세계대회 2승자를 내지 못했다. 저우루이양(周睿羊) 스웨(時越) 판팅위(范廷鈺) 천야오예(陳耀燁) 미위팅(米昱廷) 탕웨이싱(唐韋星) 퉈자시(¤嘉熹) 9단 등 무려 7명의 세계대회 우승자를 보유했음에도 아직…. 2월 말로 예정된 농심신라면 배에서 한중 대결도 관심사다. 한국은 김지석 혼자인데 반해 중국은 현재 세 명이 남아있다.
국내 랭킹다툼에선 1위 자리를 놓고 박정환과 김지석의 접전이 예상되는 와중에 랭킹 3위 이세돌 9단의 움직임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10번기 우승에 진력한 이세돌이 올해는 국내외 기전에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말 렛츠런 배 초대 우승을 거머쥐며 4관왕에 올라 있다. 군에서 제대한 백홍석 9단과 곧 제대할 원성진 9단도 올 한 해 한국 바둑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또 하나의 관심사는 신예그룹의 행보다. 지난해 티브로드의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을 거머쥔 이동훈 4단(17)이 10위 이내로 진입하느냐가 첫 번째. 1월 현재 10위다. 지난 연말 신예기사상을 받은 신진서 2단(15)의 활약도 기대된다. 하찬석국수배 미래포석열전에서 결승에 오른 신진서는 이번 주에 라이벌 신민준 2단과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여자 기사 최정 5단(19)의 독주지속 여부도 눈여겨볼 사안이다. 기대주로 떠오른 오정아 2단, 오유진 김채영 초단의 활약도 기대된다.
이들 여자기사의 활약은 16일 출범할 여자바둑리그를 통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여자바둑리그는 운영에 지역연고제, 용병제를 도입해 바둑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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