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신뢰는 인간 사이에서만 가능, 규칙이나 기술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3일 16시 00분


비상 상황에서는 불가피하게 규정을 어겨야 할 때도 발생한다. 특히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규정에만 너무 매달리면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규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믿을 뿐만 아니라 언제 규칙을 깨야 할지도 안다고 믿는다. 규칙이란 정상적인 상황에서 존재한다. 즉, 정상적인 상황에서 위험을 피하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전문지식을 가진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이 언제 규칙을 깨야 할지 알고 있다고 믿는다. 이것을 우리는 ‘신뢰’라고 부른다.

규칙이나 기술은 신뢰할 수 없다. 분명 이것들에게 의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신뢰는 어불성설이다. 진정한 신뢰는 오직 인간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상대가 적극적이며 의식적으로 우리를 걱정한다는 사실을 알 때 상대를 신뢰할 수 있다.

규정이 아무리 정교해도 모든 경우를 고려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규정을 고려할 때에는 먼저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자세가 필요하다. 융통성을 가지고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할 때가 분명 있다. 그렇다면 핵심은 규칙보다 사람의 결정을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조직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구성원에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리더는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지혜다.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규정을 넘어서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의사결정권을 주는 게 조직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둘째, 리더와 구성원의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지 않으면 구성원이 권한을 가져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셋째, 리더는 구성원이 사람을 중시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부단하게 교육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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