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유학자 포은 정몽주의 친필로 추정되는 편지가 일본에서 발견돼 지난 15일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편지는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판사로 근무한 아사미 린타로에 의해 반출됐다가 국내 한 고미술 관계자가 입수해 다시 들여왔다. 관련 전문가들은 유물의 가치를 귀중히 평가하면서도 진위 여부에 관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발견된 정몽주의 편지는 9행 127자로 고려 말 역성혁명의 기운이 무르익던 시기 고려가 망해도 손쓸 수 없는 충신의 마음이다.
내용은 이렇다.
“울타리 아래는 꽃이 피고 술독에 술이 익어가니 당신은 흥취가 적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늙은이는 나랏일에 매여 있어 당신과 더불어 이 즐거움을 함께할 수 없으니 하늘은 무슨 뜻인지, 멀리서 바라보며 부러워할 뿐입니다”
“회옹(晦翁·주자)의 책은 이미 다 보셨을 터이니 돌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홍무(洪武) 18년(1385) 7월 16일 몽주(夢周)”로 쓰여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발견한 정몽주 편지에 대해 ‘글씨’ 부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정몽주 글씨는 납작하고 짜임새가 조밀한데 이 글씨는 길고 둥글둥글해 서풍이 다르다”는 의견과 “과거 추사 김정희의 진품에 대해 추사체는 워낙 다양한데 말년의 글씨만 보고 가짜라고 보는 일이 흔했다”면서 “정몽주의 편지에 대해서도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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