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가톨릭학원 산하 기관 교직원 및 임직원 1724명에 대한 세례식이 거행됐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 사상 단일 규모로는 가장 많은 새 신자가 탄생했다고 하네요. 지방 작은 교구의 한 해 세례자를 웃도는 수입니다.
이 기록의 주역은 2010년 가톨릭학원 교구장 대리로 부임한 박신언 몬시뇰입니다. “어항 속에 있는 고기도 못 잡으면서 고기를 잡겠다며 바다로 나가는 것은 모순”이라는 그의 지론과 열정이 결실을 본 셈입니다. 그렇지만 인터뷰 요청은 한사코 마다했습니다. 박 몬시뇰이 “8월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미신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신 것 같다”며 공을 돌렸다는 게 주변의 전언입니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교황 방한 이후 명동대성당을 비롯한 각 본당에서도 신자가 적지 않게 늘어났다는 것이 서울대교구의 설명입니다.
최근 스리랑카와 필리핀 방문을 마친 교황의 행보도 많은 화제를 낳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마약과 매춘의 길로 빠진다. 하느님께선 왜 죄 없는 아이들을 이렇게 내버려 두시는지 모르겠다”는 한 아이의 말에 교황은 거의 눈물을 떨어뜨릴 뻔했다고 하네요.
교황의 필리핀 방문 중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와의 인연도 계속됐습니다. 오웅진 신부와 함께 현지를 방문한 윤시몬 수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6일 교황이 꽃동네를 찾았을 때 “필리핀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고 하네요. 17일 레이테 섬 팔로 시에서 진행된 필리핀 꽃동네 축복식을 염두에 둔 말이었습니다.
필리핀 꽃동네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2013년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자 교황은 “교회 고치는 데 쓰지 말고 사람 구하는 데 쓰라”며 지원금을 보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이 지원금으로 보육원과 양로원, 진료소 등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복지시설에 대한 전문가가 없고 운영 능력이 부족해 위탁 운영자를 찾다 결국 꽃동네가 시설 운영을 맡게 됐습니다. 이 시설의 이름도 교황의 이름을 따서 프란치스코센터로 정해졌습니다.
“축복식은 현지 기상 악화로 교황님 일정이 4시간이나 앞당겨져 약식으로 치러졌어요. 그래도 신부님과 인사 나누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섬김을 당부하셨어요.”(윤 수녀)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 같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는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과 자비의 나비효과는 어떨까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