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우리 아이 괴롭힌 친구에게 위자료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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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월 22일 2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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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단순한 장난이 아닌 명백한 범죄다. 아이가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해 학생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은 물론 위자료 청구와 이사비 지원 요구도 가능하다.

Q 저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입니다. 학기 초부터 아이가 같은 반 학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아이가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언어폭력은 물론 장난으로 가장해 고의적으로 밀거나 때리기도 했습니다. 이 일로 아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가해 학생은 학교 측으로부터 서면 사과라는 징계를 받았지만 그 아이의 잘못에 비하면 지나치게 가벼운 처벌이란 생각이 듭니다. 가해 학생과 그 부모에게 민형사상으로 책임을 묻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저희 가족이 받은 정신적 피해에 관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할까요?

A 요즘 학교폭력의 특징은 가학성을 띤다는 점입니다. 즉 특정인을 타깃으로 삼아 학대하면서 가해자들끼리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자가 받을 고통보다 자신들의 유대감 안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커 죄의식을 가지지 못하게 됩니다.

학교폭력은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른들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얼마 전 왕따 피해 학생이 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이 있는 5층 버튼을 누를까 망설이다가 12층 버튼을 누른 후 주저앉아 머리를 무릎에 묻고 흐느끼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가해 학생도 형사처분을 받고 전과자로서 살아갈 수 있으므로 자신의 아이가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지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학교 재단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손해배상 청구
피해 학생 및 그 가족은 가해자 등에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고소를 할 수 있습니다. 가해 학생, 그 부모 및 학교 교사에게 불법 행위에 기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755조), 사립학교는 재단에, 공립학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도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 책임 범위는 피해 학생의 치료비 등 재산상 손해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 및 그 가족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해당합니다. 우리나라 형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형법 제14조), 이 사안의 경우 가해 학생이 중학교 2학년이므로 형사처분이 가능합니다. 피해자 측은 가해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음은 물론 이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면 상해로도 고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진단서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학교폭력 문제로 거주지를 옮길 경우 이사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발생한 지 1년 이내에 피해자가 관할 지방검찰청에 이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신청하거나 서울중앙지검이 거주지를 옮긴 피해자를 직접 찾아 보상하는 방식이며,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제외한 이사 비용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학교폭력에 대한 소송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가 강해 ‘아이들 장난에 어른들까지 나서야 하나’라는 의식이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도리어 피해 학생들이 부모나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학교폭력은 명백한 범죄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재만 변호사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리틀 로스쿨' '주님어 로스쿨' '진심은 길을 잃지 않는다'의 저자

사진·RE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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