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조선시대 ‘사직단’ 164억 원 들여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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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의 국가 제사시설인 서울 종로구 사직단(社稷壇) 복원이 올 상반기에 추진된다. 일제강점기 공원이 들어서 훼손되기 직전의 원형을 찾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사직단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해 사직단 복원 정비계획을 마련해 올해부터 복원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사직단은 조선시대 왕이 직접 토지와 곡식을 주관하는 신(社稷)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현재 사직단은 제단과 계단, 담장 등만 복원돼 있으며, 제단 주변에 있던 13개 주요 전각들은 1922년 공원 조성으로 사라진 상태다. 광복 이후에도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동상이 건립되는 등 사직단 본연의 기능과 무관한 시설물이 들어섰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이르면 4월부터 전각 터에 대한 발굴에 들어가 주춧돌 등 과거 흔적이 남아있는지를 우선 살펴볼 예정이다. 김재길 문화재청 사무관은 “일제강점기 당시에 찍은 전각 사진이 있지만 올해 발굴에서 흔적이 발견되면 더 정확한 복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12년간 16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2017년까지 동상을 이전하고 전각에 대한 기본설계를 마친 뒤 2027년까지 본격적인 복원 공사에 들어간다. 문화재청은 사직단의 복원 기준 시점을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직전인 20세기 초반으로 잡았다. 숙종이 사직단을 정비한 이후부터 1911년 사직대제(社稷大祭) 폐지 이전까지에 해당하는 사직단 구조물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산 사직단 권역 내 주민센터와 종로도서관, 어린이도서관 철거는 제례공간인 안향청과 전사청 권역에 대한 복원이 끝나는 대로 추진여부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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