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뚝딱뚝딱 친구도 만들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7일 03시 00분


◇꼬마 예술가 라피/토미 웅거러 글, 그림/이현정 옮김/36쪽·9000원·비룡소

토미 웅거러(올바른 표기는 ‘욍게레’)의 작품 세계는 그 누구도 따르거나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르와 영역을 넘나드는 독특하고 강렬한 풍자 때문에 한동안 어린이 책 관계자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그의 그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교해졌고 팬들의 사랑도 여전히 뜨겁습니다. 특히 그의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늘 열어놓은 결말은 여느 작가들의 그것을 뛰어넘습니다. 그런 발상과 표현이 아이들 마음과 닿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사 온 동네에서 맞은 생일 파티에 라피의 친구는 없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생김새가 다른 라피를 본체만체한답니다. 뚝딱뚝딱 이것저것 잘 만들어내는 라피는 친구도 제 손으로 만들어 봅니다. 옆집 사는 ‘키’가 라피의 새 친구들에게 옷을 만들어 입혀줍니다. 바느질을 잘하는 중국 소녀 ‘키’도 친구가 없기는 마찬가지였어요. 버려지는 온갖 물건들이 라피와 키의 손에서 예술 작품으로 되살아납니다. 장면마다 그림을 찬찬히 살피다보면 진짜 내다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무엇이 잡동사니인지 곱씹어 생각하게 합니다. 아마 아이들이 더 빨리 알아차릴 것입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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