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에서 만난 주철현 전남 여수시장(56·사진)은 여수 관광의 매력으로 아름다운 바다와 활기가 넘치는 구도심, 해안선을 꼽았다. 남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여수는 연평균 기온이 14.7도로 온화하다. 여수 지형은 나비 모양으로 해안선 길이만 879km에 달하고 섬은 365개다. 주 시장은 “여수는 기후나 풍광이 관광명소가 될 천혜의 조건”이라고 자랑했다.
여수 관광은 그동안 나비 모양 여수반도 동쪽 벨트에 해당하는 여수엑스포장, 오동도, 옛 종포해양공원, 진남관이 주축을 이뤘다. 옛 종포해양공원과 진남관, 돌산 1·2대교를 따라 걷는 밤바다 코스는 젊음이 넘쳐난다. 이 코스에는 해안포장마차촌과 수산시장, 옛 번화가가 있다. 여수반도 동쪽에 위치하고 있고 여수항에서 114km 떨어진 거문도와 그 주변 백도는 탐방객들이 즐겨 찾던 명소다.
하지만 여수반도 서쪽 벨트인 여자만은 갯벌과 낙조가 아름답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관광지다. 아기자기한 여자만 풍경에 반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장을 짓는 등 유명인들이 찾아오고 있다. 여자만이 명품 휴양관광지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여자만은 전남 순천시와 고흥군을 접하고 있는 율촌면에서 화양면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이 일품이다. 때 묻지 않은 갯벌과 타는 듯한 낙조가 유명하다. 해안 맞은편에는 고흥 팔영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여자만에서 밑으로 내려가면 금오도가 나온다. 금오도의 비렁길은 생태탐방 코스로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주 시장은 “현재 짓고 있는 여수∼고흥 간 11개 연륙·연도교가 완공되면 여자만은 순천만과 연결되는 생태 관광루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수반도 서쪽이 숨겨진 남해안 관광허브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주 시장은 최근 여수에 새로운 관광 매력 포인트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오동도 입구인 자산공원과 건너편 돌산대교까지 1.5km를 운행하는 해상케이블카다. 해상케이블카 최고 높이는 98m이며 바다를 지나는 구간은 650m로 탑승하면 답답했던 가슴이 확 뚫리는 기분이 든다. 해상케이블카는 개통된 지 50여 일 만에 40만 명 이상이 탑승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여수시는 해상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 상품으로 인근 검은 모래 해수욕장이 있는 만성리 레일바이크, 여수항을 운행하는 여수거북선호 탑승을 추천하고 있다. 여수시는 특히 5월부터 도심을 도는 2층 버스를 운행해 새 관광명물로 만들 계획이다.
주 시장은 여수는 싱싱하고 풍부한 해산물을 활용한 별미가 많아 관광객들의 미각을 자극한다고 했다. 여수는 게장백반을 비롯해 서대회 비빔밥, 장어탕 등 미식가들도 감탄할 만한 음식이 많다. 주 시장은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넉넉한 남도의 정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여수는 2012년 엑스포를 개최한 뒤 교통접근성이 개선됐다. 더욱이 올 상반기에 충북 오송∼전북 익산 간 고속철도(KTX) 구간이 개통되면 서울 용산에서 여수까지 2시간 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여수는 엑스포 개최 이후 호텔 15곳과 콘도 2곳 등 고급 숙박시설 17곳에 객실 1444개가 들어섰다. 호남에서 고급 숙박시설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러나 고급 숙박시설도 주말에는 빈방이 거의 없을 정도로 관광객이 몰린다.
주 시장은 “구도심에 여수 밤바다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수학여행단, 젊은 관광객들을 위한 중저가 관광숙박시설인 호스텔 3곳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시장은 여수 관광을 도약시키기 위한 비책으로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수 신도심인 웅천지구에 거점 요트장을 만드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여수 신북항을 대형크루즈선 입항거점이 되도록 조성할 방침이다. 여수엑스포장 사후활용을 위해 여수국제해양비엔날레와 2015년 제10회 전국해양스포츠 대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보석처럼 빛나는 365개 섬도 현재와 미래를 잇는 관광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주 시장은 자체단체장으로는 이색적이게도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법조인이다. 그는 고향인 여수를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에 선거에 출마해 시장이 됐다. 시장이 된 뒤 사람들과 격식 차리지 않고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수 발전을 위한 시정에는 검사 시절 특유의 꼼꼼함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게 여수시 공무원들의 말이다.
“여수의 미래상은 국제해양관광의 중심입니다. 밝은 미래를 위해 시민들의 열정과 잠재력을 하나로 모아 행복한 여수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수를 사계절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명품도시, 국제해양관광지로 발전시키려는 주 시장의 고민이 담긴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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