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이 좌편향적 내용이 담긴 청소년역사책을 ‘이달의 책’에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10일 뒤늦게 책 선정을 취소했지만 이미 8개월가량 공공도서관에 비치하고 청소년들에게 홍보까지 했다.
10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교육청 산하 부산시민도서관은 비문학 부문 ‘이달의 책’으로 방송통신대 통합인문학연구소 이임하 교수가 쓴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를 선정했다. 205쪽 분량의 이 책은 부산시내 11개 도서관에 각 5권씩 비치됐다.
책 머리말에는 6·25전쟁에 대한 청소년의 이해를 돕는다고 적혀 있지만, 곳곳에 상식과 거리가 먼 내용들이 담겨 있다. 책 전체적으로 6·25전쟁 때 미국과 이승만 정부가 민간인 피해를 유발했다는 관점이 반영돼 있다. 북한이 한반도 공산화를 위해 전격 남침하면서 민간인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내용은 제대로 적혀 있지 않다. 국군과 미군, 북한인민군과 중국군 빨치산 가운데 누가 주적인지 개념도 모호하다.
또 서울대 김모 교수의 말을 인용해 개전초기 북한군 점령지 상황을 설명하며 “인민군은 들어와서 제일 먼저 집집마다 식량을 조사하고 이를 뒤져내 마을의 굶은 사람에게 나눠주고 남으면 자신들이 먹곤 했다”는 표현으로 인민군을 미화했다.
이 책의 내용은 최근 김모 씨가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도서관 선정 도서에서 6·25전쟁을 해방전쟁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본보는 저자인 이 교수에게 발간의도를 묻기 위해 연락했지만 그는 “별로 할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논란이 일자 부산교육청은 10일 도서선정위원회를 소집해 이달의 책 추천도서목록에서 이 책을 삭제하고 각 도서관에서 회수했다. 위원회는 “아직 휴전인 상태에서 전쟁을 주제로 한 책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가치관 정립이 되지 않은 청소년이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부산교육청은 2011년부터 독서생활화를 위해 ‘이달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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