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은 유행 포석인 미니 중국식으로 시작했다. 결국 흑 실리, 백 세력이라는 절충이 이뤄졌다. 여기서 나온 20이 인상적인 걸침. 참고 1도처럼 백 1로 걸치는 게 보통. 하지만 지금은 주위 배석상 흑 2로 받은 뒤 흑 6까지 둘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백은 집 없이 떠도는 신세.
20이라는 수 때문에 국면은 다시 백 실리, 흑 두터움으로 갈렸다. 흑이 두터움을 바탕으로 51부터 55까지 백 대마를 공격해간 게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 흑이 주도권은 잡고 있지만 형세는 불명이었다.
하지만 68이 어이없는 착각에 의한 패착. 김지석 9단은 국후 착각이었다고 실토했다. 무엇을 잘못 본 것일까. 참고 2도처럼 백 1, 3으로 두면 잡을 수 있다고 착각한 것. 하지만 흑 14까지 나오면 축이 성립하지 않아 백이 망한 그림.
때문에 실전에서 백은 68로 나가기 전에 끊기는 약점을 보완했어야 했다. 흑은 얼씨구나 하고 69로 끊었고 백은 대책이 없게 됐다. 이후 백은 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백 대마가 잡히면서 101수 만에 단명국으로 흑이 승리를 거두었다. 박정환 9단의 반격으로 제58기 국수전 도전자결정전은 3국에서 결판이 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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