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 요리보다는 단품이 좋아…식객처럼 미술관 즐기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3일 16시 38분


◇이탈리아 작은 미술관 여행/원형준 글·류동현 사진/416쪽·1만5000원·책읽는수요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회화 작품은 뭘까. 근거 충분한 여러 답이 나올 테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당연히 그 중 하나일 거다. 그런데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다녀온 적잖은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모나리자? 실제로 보니 별로던데?”

모나리자를 위한 변명은 그 작품이 놓인 공간을 통해 가능하다. 액자는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킨 밀폐 방탄유리벽 안에 걸려 있다. 관람객들은 수 m 앞에 멀찌감치 둘러친 바리케이드 너머로 ‘아 모나리자가 저기 있구나’ 정도만 확인한다. 늘 문전성시인 까닭에 그나마 바리케이드 경계까지 다가가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들의 불평은 모나리자가 별로였다기보다는 그림을 마주하는 상황이 불편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거다.

미술전문지 기자와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한 글쓴이는 크고 복잡한 유명 미술관을 리스트에서 걷어내고 좀더 한적한 작은 미술관을 추려 소개했다. 모둠 요리보다는 단품을 선호하는 식객의 맛 기행을 연상시킨다.

감상적 사변을 자제해 읽어나가는 데 거치적거리는 구절이 드물다. 미술관 카탈로그와 국내 도서, 해외 논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중심으로 작품에 대한 읽을거리를 담백하게 정리했다. 영문 주소와 교통편 안내, 전화번호, 개방시간, 휴무일, 입장료, 인터넷 홈페이지 등의 정보는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의 자료검색 시간을 절약시켜 줄 것이다. 비슷한 유형의 책이 흔히 범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 샷 닮은꼴의 이미지도 없다. 사진은 고고미술사학을 공부한 미술전문지 기자가 찍었다. 예쁘장하지 않아서 더 볼만하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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