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친구와 사귀지 말라” 中 젊은층 열광하는 책 내용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1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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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 미국 하버드대에서 졸업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졸업 후의 계획을 물었다. 4%만이 뚜렷한 계획을 갖고 있었고 16%는 있어도 모호했고 나머지 80%는 없었다. 30년 후 다시 이들을 찾아 추적한 결과 건강, 가정생활, 사업, 재정형편 등 항목에서 계획이 있는 사람일수록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비교적 넉넉하게 살며, 사업도 잘 되었다.”

‘계획이 없으면 그 때문에 인생에서 탈락한다’ ‘어리석은 총명함을 갖추라’‘화를 내면 복은 달아난다’ ‘자신을 위해 핑계를 대선 안 되고 엄격해야 한다’ ‘스스로 반성하고 되돌아보는데 성공의 요체가 있다’… 작은 제목을 보면 별로 새로울 것 같지 않은 글을 묶어 놓은 책이 젊은 층에서 인기다. 한해 600만 명 이상이 대학을 졸업하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방황하는 젊은 층이 많은 것은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장래의 너는, 지금 죽어라 노력하는 너 자신에게 분명 감사해 할 것이다’. 지난해 출간된, 다소 긴 제목의 이 책의 기세가 놀랍다. 대표적인 중국 인터넷 서점 중의 하나인 ‘징둥(京東)’에서 올해 최근까지 판매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740여 명의 누리꾼들이 길고 짧은 댓글을 달아 책을 권하고 감상문도 써 놨다. 15가지 분야에서 90가지의 조언을 하고 있다.

‘가난한 친구와 사귀지 말라’는 한 일본 대기업 총수의 충고를 소개하면서 이를 낚시에 비유한다. ‘겉으로 보기에 수면이 비슷하다고 고기가 고르게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어느 자리에서 찌를 놓느냐에 따라 잡는 물고기가 달라진다.’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을 하려면 인간관계도 그렇게 맺으라는 얘기다.

‘읍참마속’의 주인공으로 한 번의 전투에서 패해 자기를 아끼던 제갈량에 의해 처형된 촉나라 장군 마속과 한나라를 개국한 고조 유방의 차이는 뭐일까. 마속이 제갈량과 부하들의 말을 듣지 않고 산 위에 진을 꾸리는 고집을 부린 반면 유방은 소하 장량 한신 등 참모의 말을 듣고 지혜를 모아 나라를 세웠다. ‘고집이 자기를 망치게 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책에서 든 사례이기도 하다.

젊은 혈기로 불끈하기 쉬운 청춘들에게 “머리를 높이 들기 전에 먼저 숙이는 방법을 배우라”고 말한다. 여기에서는 씨앗의 비유가 등장한다. 크게 될 나무는 땅속에서 묻혀 있으면서 인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忍)’은 영원히 패하지 않는 인생의 책략이라고 이른다.

대만 작가의 ‘성공하기 전에는 반드시 적막과 고독의 시간이 있다’는 말도 있다. ‘암흑’을 지난 후 어느 날 자신이 진주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외부의 간섭에 휘둘리면 좋은 기회가 옆을 스쳐 지나가도록 낭비하고 배회하게 된다고 한다.

싹을 너무 빨리 뽑아버리면 말라 죽듯이 “기다릴 줄 아는 사람에게는 모든 일은 때가 되면 찾아온다”고 이른다. ‘3척의 얼음은 하루의 추위를 얼리지 않고,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도 하루의 공(功)으로 되지 않는다’는 중국 속담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편저자 탕무(湯木)는 많은 사회 저명인사들이 마음속으로 새기는 말들을 모았다고 소개한다. 유명 전문 작가가 아님에도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재미있는 비유와 평이한 문장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했고, 작은 조언이라도 필요한 청춘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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