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경숙부녀에게서 나와 내 딸 모습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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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재씨어터 1주년 기념극 ‘경숙이…’ 올리는 조재현

조재현은 “‘경숙이…’는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50, 60대 중년 아버지들이 웃고 울 수 있는 작품” 이라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조재현은 “‘경숙이…’는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50, 60대 중년 아버지들이 웃고 울 수 있는 작품” 이라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설 연휴, 드라마가 아닌 실제 일상의 ‘아버지’ 모습으로 TV에 등장한 배우가 있다.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20대 딸과 함께 출연한 배우 조재현(50)이다. 아버지 조재현은 딸에게 무심하기 짝이 없는 ‘무언(無言)’의 중년 남성 그 자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자이자 연극 제작사 ‘수현재 컴퍼니’와 ‘수현재 씨어터’를 설립한 조재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조재현이 다음 달 수현재씨어터 개관 1주년을 맞아 올리는 작품이 공교롭게도 연극 ‘경숙이, 경숙 아버지’다. 이 작품은 2006년 초연 당시 호평받으며 그해 동아연극상 4개 부문(작품상 희곡상 연기상 신인연기상)을 휩쓸었다. 2009년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2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난 조재현은 “2006년 초연을 보고 너무 좋아 박근형 연출을 찾아가 ‘출연시켜 달라’고 제안해 2007년 재공연 때 아버지로 출연했다”며 “배우 인생에서 가슴에 남는 공연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경숙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숙이…’는 6·25전쟁이 일어나자 가족을 버리고 혼자 피란길에 나선 경숙 아버지와 세상에서 제일 싫지만 또 그만큼 아버지가 그리운 경숙이의 애증을 유쾌하게 그린 연극이다.

“경숙이가 대학 졸업할 때 노숙자처럼 떠돌던 경숙 아버지가 신발을 사들고 졸업식장에 와요. ‘새 출발을 하니 새 신발을 신어’라는 말만 남기고 훌쩍 떠나죠. 경숙이가 ‘아버지, 등 좀 그만 보이고 가셔’라고 한마디 해요. 그 장면이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거 같아서….”

‘아빠를 부탁해’ 촬영 당시 조재현은 딸의 고백에 눈물을 흘렸다. 딸이 “어릴 때 바쁘게 지낸 아빠와의 추억이 없다”며 감춰 왔던 속내를 털어놨을 때다. 조재현은 “무뚝뚝하고 속내 표현 서투른 아버지 역을 맡고 싶었다”며 웃었다.

‘아빠를 부탁해’가 화제를 끌면서 그가 소유한 대학로의 수현재씨어터 건물이 350억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인터넷에 떠돌았다. 그는 “350억 원은 잘못 알려진 것이고 나는 그저 대학로에서 연극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수현재컴퍼니는 지난해 총 6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배우 김성령의 연극 데뷔작 ‘미스 프랑스’는 평균 객석 점유율 80%, 배우 공효진의 연극 데뷔작 ‘리타’는 97%에 달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경숙이…’는 다음 달 6일부터 4월 26일까지 공연된다. 2만5000원∼4만 원, 02-766-6506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조재현#경숙이 경숙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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