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 재미있는 착상 53

○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도전 １국 ３보(43∼64)

흑은 43, 45로 받는다.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박정환 9단은 지나가는 길에 46으로 들여다보고는 48로 붙였다. 흑을 중복으로 만들려는 수법. 조한승 9단은 임시방편으로 49로 나간 뒤 51로 삭감했다. 이 수 대신에 참고 1도처럼 흑 1, 3으로 백 1점을 잡는 것은 우변 백이 굳어져 흑이 승산이 없다. 그런 면에서 51은 변화를 꾀한 조한승 국수의 승부호흡이다.

박정환 9단은 여기가 고비라고 보았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받으면 우변은 전부 백집으로 굳어진다. 하지만 흑 2, 4를 선수하고 흑 6도 선수하면 백이 약간 당하는 모양. 백이 약간 우세하지만 장담할 수 없는 형세.

이 때문에 박정환은 52로 반발했다. 그게 기세며 좋은 판단이었다. 우변이 깨지더라도 하변 흑 2점을 잡으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53이 재미있는 착상. 단순한 한 칸보다 55로 붙이자 좀 더 탄력 있는 형태가 만들어졌다. 56, 58은 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수. 61로 둘 때 백은 그냥 받아줄 것인지, 패를 할 것인지를 숙고한다. 상변에서 62를 둔 것은 팻감을 만드는 수로 패를 결행하겠다는 뜻. 64로 패를 결행했다. 패의 결과는 다음 보에서 살펴보자.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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