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인간형이 약화되고 고립화…파편화하는 인간상의 분석

사회적 인간의 몰락/김윤태 지음/351쪽·1만7000원·이학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명제는 유효하지 않을까?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중시하게 된 최근의 사회 현상을 보면 그런 듯싶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회적 인간형이 약화되고 고립화, 파편화하는 인간상을 분석한다. 데이비드 리스먼이 주장한 ‘고독한 군중’의 출현,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사회’(불안정성이 지배하는 유동적인 사회), 울리히 벡의 ‘개인화’ 등의 개념을 훑으면서 전통의 해체가 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가 보기에 사회적 인간의 몰락과 맞물리는 현상은 고립된 경제적 인간의 확산이다. 노동 유연화는 현대인의 고독감과 우울증을 부추기고, 워킹 푸어의 지속적인 증가는 사회적 분열을 가속시킨다. 전자문명이 만든 가상 네트워크는 개인과 개인 간 유대감을 형성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더욱 늘어나는 현실이다. 한국 사회를 휩쓴 힐링 이데올로기는 사회 문제를 개인적 차원으로 축소시키는 위험을 함유하고 있다. 저자는 개인의 자유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돼 있으며, 개인적 문제는 결국 사회적 차원으로 이해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