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 ‘기풍이 없는 게 기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 조한승 9단 ● 박정환 9단
도전 2국 9보(200∼250)

지난해 타계한 불멸의 기성 우칭위안 선생은 “바둑은 조화”라고 했다. 일류 기사는 저마다 확실한 기풍을 갖고 있다. 조훈현 9단은 ‘스피드’이고 이창호 9단은 두터움과 ‘신산(神算)’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끝내기 실력으로 유명하다. 이세돌 9단은 ‘실리형 전투바둑’, 최철한 9단은 ‘공격형 전투바둑’, 김지석 9단도 최철한과 비슷하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은 딱히 이름 붙일 만한 기풍이 없다는 평이다. 특출한 것은 없지만 모든 면에 약점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자신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최선의 수를 찾으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3은 정확한 끝내기. 반집 이득. 백이 210으로 둘 때 흑은 211을 선수하고 213으로 뒀다. 214의 응수는 당연. 참고 1도처럼 백 1로 손을 빼면 흑 4로 젖혀 넘어가는 수단이 생기기 때문이다.

215도 정수. 참고 2도처럼 흑 1로 두는 것은 4집 끝내기지만 백 2로 두는 것은 5집 이상 되는 자리다. 흑이 221로 이어 나중에 233으로 선수행사를 해 백집만 3집 줄어들었다. 이후 끝내기는 쌍방 실수 없이 최선의 수순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흑의 3집 반 승리.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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