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소장 김정남)는 “서울 정릉(貞陵)의 재실(齋室, 제사를 준비하는 곳)을 3년에 걸쳐 복원 완료해 오는 25일 오전 10시 기념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정릉은 조선 제1대 왕 태조의 계비(繼妃)인 신덕왕후 강씨의 능으로, 원래의 자리는 당시 도성 내였던 중구 정동이었으며 규모도 현재보다 크고 화려했다.
하지만 태조의 정비(正妃)였던 신의왕후 한 씨의 아들인 이방원이 태종으로 즉위(1400년)하고 태조가 승하(1408년)하면서 1409년 현재 자리로 이장돼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이에 정릉은 폐허처럼 방치되었다가 1669년(현종 10)에 정비됐다. 1900년에 재실을 다시 지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초석만 남긴 채 1960년대에 멸실됐다.
문화재청은 2009년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능제복원 차원에서 2012년 재실지역에 대한 발굴조사에 착수했다. 조선왕릉 관리소는 조사를 통해 1788년에 발간된 춘관통고(春官通考)의 기록과 일치하는 6칸 규모의 재실터와 건물 배치 등 양호한 형태의 유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왕릉관리소 측은 “이 같은 발굴조사 결과와 사료를 근거로 2012년부터 3년간 정릉 재실의 본채, 제기고, 행랑, 협문(3개소)과 담장 등을 관계 전문가 자문, 문화재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총 사업비 15억 원을 투입하여 복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재실 복원을 통해 조선 왕릉이자 세계유산으로서 정릉의 진정성을 회복하고 역사성과 정체성을 확고히 할 것”이라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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