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철도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넘어 이제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콘텐츠이다. 유럽의 관광강국인 스위스나 프랑스가 철도를 현지 교통수단보다 관광상품으로 접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레일이 이런 추세에 발맞춰 2012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5대 철도관광벨트’는 철도를 훌륭한 관광콘텐츠로 키워 국내외 관광객의 높아진 기대치를 맞추기 위한 사업이다.
● 천덕꾸러기 적자 간선노선 관광상품 개발
지난 2월 용산에서 온양온천을 거쳐 전북 익산까지 가는 서해금빛열차가 개통했다. 이로써 코레일이 2012년 7월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5대 철도관광벨트’가 마무리됐다. ‘5대 철도관광벨트’는 그동안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소외되고 낙후됐던 간선철도 중에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진 노선을 대상으로 철길과 간이역, 지역 관광자원을 묶어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중부내륙순환열차 O-트레인’,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 ‘남도해양열차 S-트레인’, ‘평화열차 DMZ-트레인’, ‘정선아리랑열차 A-트레인’, ‘서해금빛열차’가 차례로 만들어졌다.
‘5대 철도관광벨트’의 각 노선은 공통적으로 기차를 타는 그 자체에서도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각 열차마다 차별화된 테마의 설비와 이벤트를 갖춰 승객들이 각 노선을 이용할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철도관광벨트 중 O-트레인과 V-트레인은 개통 1년8개월만인 지난해 말 각각 30만명 이상이 이용하며 관광열차의 대표명사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 개통한 서해금빛열차는 ‘온돌마루실’과 달리는 ‘족욕카페’ 등이 인기를 얻으며 주말마다 티켓 구하기가 힘들 정도다.
연계노선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지난해 중앙·태백·영동·경전선 등의 이용객이 전년보다 5.2%(67만명) 늘었다. 최초로 지역명칭을 열차이름으로 사용한 정선아리랑 열차는 정선선 일반열차보다 수송량은 약 2.4배, 수익은 7.9배 늘었다.
● 산골 간이역 분천, 겨울철 인기관광지 등극
코레일은 5대 철도관광벨트 조성사업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총 90만명이 이용에 115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생산유발 효과 1698억원, 취업유발 2146명이라는 성적표를 거두었다.
또한 하루에 10명도 찾지 않던 분천, 양원, 철암역 등에 열차 운행 이후 하루 1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분천과 철암은 현지 재래장터가 활기를 되찾았고, 연천, 양원 선평 지역은 반짝장터가 새로 만들어지는 등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이중 산간오지 간이역이던 분천역은 산타마을로 변신해 인기 가을 여행지로 58일간 총 10만 6000여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코레일은 관광열차가 운행하는 관련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분천역과 같은 특화된 관광역을 추가로 개발하고 간선노선과 연계한 결합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2017년 말 원주∼강릉간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대비한 ‘강원청정 철도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정부의 ‘유라시아 구상’에 발맞춘 철도관광 실크로드를 완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