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 고도의 감각 18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03시 00분


○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도전 3국 1보(1∼22)

도전 5번기 가운데 2번을 져 막판에 몰린 조한승 국수. 2연패 뒤 3연승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 것인가. 먼저 이번 대국을 이겨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조한승은 1, 3으로 ‘향소목’을 들고 나왔다. 실리지향형 포석. 흑이 5로 굳히자 백도 6으로 굳히며 맞받아치는 박정환 도전자. 참고 1도처럼 백 1로 걸쳐 백 7까지 두는 것이 보통이다. 흑의 견실함이 눈에 띈다. 박정환은 이게 싫어 변화를 꾀한 듯하다.

백이 6으로 굳히자 흑도 7로 양굳힘 포석을 들고 나왔다. 이렇게 되면 모양 바둑이 되기 십상. 8은 마주 보는 곳이라 가치가 크다. 9, 11은 당연히 흑의 차지.

12로 다가오자 흑은 13으로 뒀다. 대세점. 백이 두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를 알 수 있다. 14로 갈라 치는 것도 흑이 두는 것과 비교하면 큰 곳. 참고 2도처럼 그냥 백 1로 받으면 흑 2로 양 날개를 펼친다. 흑 모양이 너무 좋다.

흑은 15에 이어 17로 흑 모양을 넓혔다. 18이 흑의 약점을 노리며 수습하는 고도의 감각. 조한승은 19로 임시처방을 한 뒤 21로 눌러간다. 기분 좋은 곳. 백은 22로 보강해 우선은 일단락. 물 흐르는 듯한 초반 진행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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