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들면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가장 중요한 선택은 어느 순간 셔터를 누를지 결정하는 것이다. 나란히 줄서서 “김치”라고 외치면서 찍는 기념사진이 아니라면 말이다.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는 비교적 쉽다. 그렇지만 사람이나 동물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결정적 순간에 셔터를 눌러야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스냅사진에는 폰카가 제격이다. 가벼워서 한 손으로 쉽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스냅(snap)이란 연출하지 않고 상대방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재빨리 촬영하는 기법이다. 스냅사진의 대상은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 표정부터 거리 스케치, 동식물의 움직임, 사건 사고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어린아이의 경우 흥미로운 표정이나 돌발적인 행동은 한순간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극적인 장면을 촬영하려면 움직임을 예측하고 기다려야 한다.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찍으려면 그들의 행동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먹이를 준비하면 빨리 친해질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어린이와 애완동물의 자연스러운 표정이나 역동적인 움직임을 잡으려면 고속 연사 기능으로 한 박자 빨리 셔터를 누르고 최대한 많이 찍어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면 된다. 연사로 찍은 사진들을 GIF 애니메이션(움짤사진)으로 만들어보면 재미있고 독특한 동영상을 얻을 수 있다.
꽃이나 풍경처럼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도 작가의 촬영 의도에 따라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꽃망울이나 꽃봉오리, 원하는 만큼 핀 꽃을 찍고 싶으면 대상을 관찰하며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맑은 날 햇빛을 직접 받은 원색의 꽃은 색 포화현상으로 질감을 다 살리기 어렵다. 해가 없는 흐린 날이 오히려 좋다.
하루 중 일출 전후 30분, 일몰 전후 30분은 빛의 양이 충분하면서도 인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간대다. 사진 애호가들은 이 시간대를 ‘매직 아워’라고 부른다. 태양의 각도가 낮아 사물의 입체감이 잘 살아나고 색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진은 찍는 사람의 내면과 시간 및 공간, 빛 등 외부 요인들이 딱 맞아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에 만들어진다. 이런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스냅사진의 대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 평생 헤맸지만 이제 와 보니 지나간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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