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 균형을 깬 실착 52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03시 00분


○ 조한승 9단 ● 박정환 9단
도전 4국 3보(37∼54)

우하귀 접전이 끝난 뒤 박정환 도전자는 반면을 훑어보더니 첫 수로 좌상귀를 택했다. 37로 씌운 것. 조한승 국수는 응수하지 않고 38로 상변을 두 칸 벌렸다. 흑이 둔 것과 비교하면 큰 자리다. 그러면 39는 흑의 차지. 38과 맞보기.

백은 40으로 하나 눌러놓고 42로 붙여갔다. 그러자 흑이 43으로 반발했다. 주변에 흑 돌(39)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강수. 45에 대해 46이 흑의 의도를 거스르는 정수. 참고 1도처럼 백 1로 젖히면 흑 2부터 흑 8까지 백이 바빠진다. 백 11로 둘 때 흑 12로 씌워 좌변 백이 잡히면 백이 걸려든 그림. 실전에선 축이 유리해 46으로 반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흑도 47, 49로 연결해 불만 없다는 표정.

50은 절대. 흑도 51로 한 칸으로 지켜뒀다. 좁은 곳이지만 흑백 모두 근거의 급소가 되는 자리다.

52가 팽팽한 흐름을 깨는 실착. 참고 2도처럼 백 1로 뛰는 것이 경쾌한 행마. 백 3까지 훌륭한 모습이다. 이어 54로 밀어 간 것도 둔탁했다. 흑이 53으로 뛰자 백은 흑 1점이 움직이는 것을 우려해 54로 둔 것. 백의 행마는 점점 무겁고 둔해지는 느낌이다. 원죄는 52 때문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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