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스님 “미얀마에 발전시설 지원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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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동남아 기부-봉사활동

최근 미얀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영담 스님. “주변 여건이 쉽지 않지만 처음 부천 석왕사에 왔을 때의 마음으로 봉사하고 기도하며 살고 싶다”는 게 스님의 말이다. 동아일보DB
최근 미얀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영담 스님. “주변 여건이 쉽지 않지만 처음 부천 석왕사에 왔을 때의 마음으로 봉사하고 기도하며 살고 싶다”는 게 스님의 말이다. 동아일보DB
“현지 사람들과 구두로 지원을 약속하면 반드시 이를 지켰습니다. 처음에는 냉소적이었지만 신뢰가 쌓이자 믿음의 네트워크가 생겼습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미얀마에서 기부와 봉사 활동을 펼쳐 온 영담 스님(64)의 말이다. 영담 스님은 경기 부천시 석왕사 주지로 비정부기구(NGO) ‘햐얀코끼리’ 이사장도 맡고 있다.

스님과 미얀마의 인연은 1994년 설립된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이 계기가 됐다. 이 지역에는 네팔과 미얀마,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소규모 공동체가 형성됐다. 특히 미얀마 왕사인 야니타라 스님이 자국 노동자들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으면서 영담 스님과 인연을 맺게 된다.

14일 열린 간담회에서 영담 스님은 “지난달 29일부터 6박 7일간 미얀마 북서부 접경지역인 나가족 자치관리구를 방문해 현지 실태를 보고 지원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스님의 이번 미얀마 방문도 야니타라 스님과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영담 스님은 “전기가 안 들어오니 병원도 없고, 주민들의 건강 상태도 열악할 수밖에 없어 가슴이 아팠다”며 “전기를 쓸 수 있는 발전시설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발전소 1기 건립비용은 약 2억 원 선이지만 기반시설 설치 등을 포함하면 발전소 1기당 5억 원 안팎의 경비가 소요된다. 하얀코끼리는 이번 방문에서 국내 독지가들의 지원을 통해 모은 1억5000만 원 상당의 의류를 지역 주민에게 기증했고, 이후 병원과 학교 건립 문제도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NGO 활동이 대부분 학교와 의료 지원, 농장 건설, 우물 파기 등인 것을 감안하면 전력 시설 지원은 매우 이례적이다.

영담 스님은 미얀마뿐 아니라 스리랑카와 태국, 중국, 인도 등에서도 원조 활동을 펼쳐 왔다. “미얀마처럼 정치적 변화가 많은 국가의 경우 신뢰를 바탕으로 집권당은 물론이고 야당 지도자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쪽만 연결될 경우 자칫 선의를 갖고 시작한 지원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스님은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2년 전 그의 한국 방문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한편 석왕사는 5월 24일 오전 11시 석왕사 경내 야외무대에서 ‘제8회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한마음 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사회복지법인 석왕사룸비니와 부천이주민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것으로 가수 겸 화가인 조영남 미술작품 전시회와 콘서트, 다문화노래단 ‘몽땅’ 공연, 나라별 전통문화 향연, 룸비니유치원과 마을노래단 ‘오원’ 등의 합창 등이 이어진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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