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삭감은 가벼운 응수타진. 조한승 국수로서는 흑이 받아주면 하변으로 손을 돌리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정환 도전자는 93으로 강하게 저항했다. 그의 뛰어난 승부호흡을 잘 보여주는 수. 백은 내친김에 94로 들어갔고 흑도 95로 젖혔다.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조 국수의 마음은 하변에 있지만 우변에서 싸우게 됐다.
96 대신 참고 1도처럼 백 1로 한 칸 뛰고 나오면 백 2점은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흑 2로 둔 뒤 백 5를 기다려 흑 6, 8로 넘어가면 백이 미생마로 중앙에 떠 있는 모양이라 좋지 않다.
그래서 백은 96으로 젖혔고 흑은 97로 끊었다. 수상전 양상. 백은 98, 100으로 나가 흑 모양에 약점을 남겨 놓은 뒤 102로 뒀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단수한 뒤 백 3, 5로 끊으면 어떻게 될까. 흑 16까지 패를 만들 수는 있지만 흑이 먼저 따내는 패라 백의 무리. 이만한 크기의 팻감이 없기 때문. 104로 붙인 것은 전형적인 수 늘리기 수법. 박정환은 105를 선수하고는 111까지 백의 의도대로 다 받아줬다. 이 수상전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흑백 어느 한쪽이 잡힌다면 이것으로 승부는 끝이다. 최후의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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