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머리부터 귀, 목, 손까지… 떨어지는 재스민 꽃잎을 느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03시 00분


액세서리 ‘폴링 재스민’ 컬렉션 론칭위해 서울 찾은 캐롤리나 헤레라 드 바에즈

세계적인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의 딸이자 라이프스타일브랜드 ‘CH캐롤리나 헤레라’의 향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캐롤리나 헤레라 드 바에즈. 내달부터 국내에서 선보일 ‘폴링 재스민’ 액세서리 컬렉션 홍보차 방한한 그녀는 “일부러 귀걸이를 한 짝씩 판매한다”며 자유롭게 연출할 것을 조언했다. CH캐롤리나 헤레라 제공
세계적인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의 딸이자 라이프스타일브랜드 ‘CH캐롤리나 헤레라’의 향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캐롤리나 헤레라 드 바에즈. 내달부터 국내에서 선보일 ‘폴링 재스민’ 액세서리 컬렉션 홍보차 방한한 그녀는 “일부러 귀걸이를 한 짝씩 판매한다”며 자유롭게 연출할 것을 조언했다. CH캐롤리나 헤레라 제공
그녀가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햇볕에 그을린 듯한 건강한 피부와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한 신비로운 눈빛을 갖춘 그녀. 최근 트렌드의 정점에 선 ‘바지 정장’을 입었지만 라틴계 여성 특유의 자유로움이 묻어났다.

그녀는 캐롤리나 헤레라 드 바에즈(46).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 여사의 딸이다. 헤레라 드 바에즈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캐롤리나 헤레라 하우스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CH캐롤리나 헤레라’ 향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집과 회사가 있지만 그녀의 주 무대는 세계다. 세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은다.

그런 그녀가 최근 서울을 찾았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아티스트이자 그녀의 오랜 벗인 그릴로 데모와 함께 디자인한 액세서리 라인인 ‘폴링 재스민(Falling Jasmine)’ 컬렉션 론칭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파크하얏트호텔 로비 라운지에서 만난 헤레라 드 바에즈의 눈은 시차로 인한 피곤함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국은 처음인데, 서울에 와보니 어떤가.

“보통 ‘CH캐롤리나 헤레라’는 마드리드에서 신제품을 선보인 뒤 유럽과 아시아로 넘어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역발상을 해봤다. 카타르와 한국, 일본에서 먼저 ‘폴링 재스민’ 론칭 행사를 열고 마드리드에서 되돌아갈 예정이다.

어제(8일) 한국에 오자마자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몰의 CH캐롤리나 헤레라 매장에서 열린 론칭 행사에 참석하고, 저녁식사를 한 게 다다. 오늘 오후에 잠깐 자유시간이 나서 서울을 돌아다녀 볼 계획이다.”

―‘폴링 재스민(떨어지는 재스민 꽃)’이란 이름이 독특하다. 왜 재스민인가.

“재스민은 캐롤리나 헤레라 하우스를 대표하는(iconic) 꽃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도 특별한 꽃으로 남아 있다. 어머니는 튜버로즈와 재스민 오일을 섞어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어주곤 했다. 1996년 CH캐롤리나 헤레라의 향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을 시작했을 때에도 나의 선택은 재스민이었다.

그릴로 데모는 나의 벗이자 재스민을 주제로 다양한 그림을 그려온 화가다. 재스민 꽃이 아름답게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해 왔다. 그의 그림에서 착안해 폴링 재스민 컬렉션도 머리(헤어피스)부터 귀(귀걸이), 목(목걸이), 손(팔찌와 반지)까지 재스민 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폴링 재스민 컬렉션의 액세서리는 은 위에 도금을 하고, 꽃잎 부분은 흰색 에나멜로 처리했다. 가격은 12만∼50만 원 대. 5월부터 ‘CH캐롤리나 헤레라’ 매장에서 판매한다.)

―폴링 재스민 라인과 CH캐롤리나 헤레라 패션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그냥 폴링 재스민은 하나의 완결성 있는 컬렉션 그 자체로 봐줬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누구나 기분에 따라서 편한 대로 연출하면 된다. 캐롤리나 헤레라의 이미지보다 어디에나 어울리는 컬렉션으로 디자인했다.”

―당신은 평소 어떻게 연출하는가.

“룰이 없다. 분위기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한다. 학교에 아이들 데려다줄 때나 파티에 갈 때나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나는 액세서리를 과하지 않게 연출하는 걸 좋아한다. 아! 그리고 귀걸이는 어릴 적부터 ‘짝짝이’로 하고 다녔다.”(실제 그녀는 이날 한쪽 귀에는 커다란 재스민 꽃 모양의 폴링 재스민 컬렉션을, 다른 쪽 귀에는 옷핀 모양의 금빛 귀걸이를 연출했다.)

―요즘 왼쪽과 오른쪽 귀걸이를 다르게 연출하는 게 실제 유행인데, 미리 유행을 예감했나.

“트렌드를 따지지 않았고,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폴링 재스민’ 컬렉션도 모두 한 쌍이 아닌 한 짝씩 판매한다. 한쪽 귀에만 재스민 꽃을 얹어 포인트를 주고, 나머지 귀에는 아무거나 당신이 원하는 것을 택하면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엄마(캐롤리나 헤레라 여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 무엇을 배우고 느끼는지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보다 엄마로 접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외부의 시선에 놀랄 때도 있다. 엄마는 늘 가족, 일, 소셜라이프 간의 균형을 맞추려 애쓰셨고 그것을 놀랍도록 잘해낸 것이 늘 대단하게 느껴졌다.”

―당신도 가족과 일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워킹맘’ 아닌가.

“그렇다. 10세, 8세, 6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사업을 하는 여성으로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다행히 가족들이 지지해주고 있다.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일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을 때가 많다는 것을 잘 이해해 주는 편이다. 물론 처음 얘기를 꺼낼 때에는 ‘왜 엄마가 가야 하느냐’며 투정을 부리지만 내가 ‘엄마는 저 멀리 한국과 일본에 다녀올 거야, 멋지지?’라고 설명하면 금세 흥미로워하며 출장 다녀온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캐롤리나 헤레라 하우스가 한국인들에게 어떻게 인식됐으면 하는가.

“지금까지처럼 여성스럽고(feminine), 다재다능(versatile)하고, 아름다운(beautiful) 이미지가 계속 됐으면 좋겠다.”

▼ 캐롤리나 헤레라 드 바에즈가 뽑은 마드리드 ‘핫 스폿’ ▼

마드리드의 레스토랑과 바는 스페인 특유의 정열과 오랜 전통이 어우러져 관광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마드리드의 트렌드 세터로 통하는 캐롤리나 헤레라 드 바에즈에게 마드리드의 ‘핫 스폿’ 리스트를 받았다.

바 콕
▽바 콕(Bar Cock)=1921년 마드리드의 전통적인 지역인 레이나 거리에 세워진 영국식 칵테일 바. 영국식 바를 표방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마드리드 지식인, 정치인, 영화인들이 거쳐 간 역사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이곳에서 칵테일을 즐겼다고.

▽뮤세오 치코테(Museo Chicote)=마드리드의 전설적인 바텐더 페리코 치코테가 세운 유서 깊은 바. 세계적인 여행서 ‘론리플래닛’은 이곳에 대해 이렇게 썼다. “뮤세오 치코테에 가보지 않았다면 당신은 마드리드에 간 게 아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마드리드의 사교가들과 트렌드 세터들이 한데 모이는 장소라고. 헤밍웨이, 소피아 로렌, 프랭크 시내트라, 그레이스 켈리 등이 이곳의 창의적인 칵테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델 디에고(Del Diego)=페리코 치코테의 제자인 페르난도 델 디에고가 1992년에 만든 뉴욕 스타일의 전통적인 칵테일 바이다.

엘 파라과스
엘 파라과스
▽엘 파라과스(El Paraguas)=2004년 살라만카 지역의 중심부에 문을 연 레스토랑.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전통 요리법으로 고기와 생선류를 요리한다. 이곳의 디저트도 아수투리아스 스타일이라고.

엘 벨라스퀘스
엘 벨라스퀘스
▽엘 벨라스퀘스 17(El Velazquez 17)=마드리드의 성공한 여성 레스토랑 오너인 엘리사 아르카야와 요한나 폰 뮐러 클링스포어가 선보이는 인터내셔널 퀴진 레스토랑. 형태를 드러낸 파이프 관 등 산업적인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파리 스타일을 세련되게 섞어 디자인했다. 맛과 다채로운 마드리드식 인테리어를 즐길 수 있는 곳. 이들이 운영하는 또 다른 레스토랑인 프라도 미술관 근처 카페 무리요도 인기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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