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애절해서 딱 막혀요” 소설가 김홍신 ‘단 한번의 사랑’ 발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4일 15시 48분


“사랑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부분에 오면 딱 막혀요. 진도가 안 나가는 겁니다. 사랑을 안 해본 것도 아닌데, 너무 애절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산전수전 모두 겪은 노작가는 마치 처녀작을 발표하는 신인처럼 수줍어했다. 우리나라의 첫 밀리언셀러 소설 ‘인간시장’을 쓴 김홍신(68)이 신작 장편소설 ‘단 한번의 사랑(해냄)’을 펴냈다. 대하소설 ‘대발해’ 이후 7년여 만에 발표하는 작품이다. 그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대로 된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도 언뜻 풍기듯 인생에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을 하는 중년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소설은 유명 여배우이자 여주인공인 강시울이 재벌 2세와 이혼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말기 암 환자이며 첫사랑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충격 고백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강시울의 첫 사랑으로 시인이자 교수인 홍시진은 아내와 사별하고 오랫동안 그를 사랑한 대학후배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시울과 후배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시진은 결국 목숨까지 잃을 사랑을 선택한다.

이번 소설에는 작가의 자전적인 내용이 녹아있다. 김홍신은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나니 사랑은 영원한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구나 자기 혼을 끄집어내 제대로 사랑해보고 싶은 갈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시장’ 작가답게 날카로운 사회비판을 곁들였다. 예컨대 강시울을 납치해 억지로 결혼한 재벌가는 호적을 조작해 독립운동가로 자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다. 이것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립현충원에 묻힌 가짜 독립유공자 명단을 발표한 작가의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는 지난 3년간 두문불출하고 창작에만 몰입한 고통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하루 12시간 넘게 만년필로 글을 쓰다가 팔과 목에 마비가 오고 요로결석과 피부병까지 앓았다고 한다. “예전에 한센병 환자 얘기를 쓸 때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가려움증으로 1년 동안 고생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소설을 끝내고 나니까 상처가 깨끗이 나았습니다. 이번 소설을 쓰면서도 (창작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작품에 대한 애절함 때문에 결국 빠져들 수밖에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김홍신 작가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 한 번의 사랑’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냄 제공

다음
이전
1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