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는 일석이조의 수. 우변의 흑 세력을 견제하는 한편 중앙의 흑 돌을 멀리서 에워싸고 있다. 43은 공격을 통해 자신의 엷은 모양을 보강하는 수. ‘공격이 최선의 방어’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정 5단은 상변 44로 기대며 중앙 흑에 대한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자 신민준 3단도 45로 반발했다. ‘당신 대마는 두 집이 났느냐’며 묻고 있는 것. 46이 실착. 참고 1도처럼 백 1을 선수하고 둘 자리였다. 그랬으면 안전했다. 프로들은 수를 아끼다 못쓰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 경우다.
47은 강수, 하지만 좋은 수다. 55까지 끊어 흑이 단숨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최정으로서는 중앙 백을 살리는 것이 급해 상변 백 3점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노른자위 땅을 내주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백은 56으로 붙여 보강했다. 흑의 엷은 모양도 노리고 있다. 참고 2도처럼 흑 1로 두면 어떻게 될까. 백 2를 선수하고 백 4로 붙이면 흑 3점이 잡힌다. 이것은 흑이 지는 그림이다. 그래서 흑은 57로 젖혔다. 백도 58, 60을 선수해 흑을 끊었다. 62로 뻗은 것은 기세. 백을 살리는 데만 주력하다 보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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