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카우프만(46)이 온다. ‘오늘날 가장 위대한 테너’(뉴욕타임스)로 꼽히는 독일 성악가의 첫 내한 공연이다. 다음 달 열리는 콘서트의 최근 예매 추이는 1400석 정도. 보통 클래식 유료 관객의 회당 흥행 최대치를 1800∼1900석 정도로 본다. 공연이 임박할수록 예매가 많아지는 것을 볼 때 국내에서 그의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서울 공연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훈, 전승현, 사무엘 윤 등 한국 출신 성악가들의 활약상이 인상적이었다”면서 “한국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놀랍고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은 처음이다.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나.
“내가 가진 것을 많이 보이고 싶다. 내가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알릴 수 있는 작품들을 엄선했다.”(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오묘한 조화’, 베르디의 ‘루이자 밀러’ 중 ‘내 눈으로 본 것을 부정할 수 있다면’, 비제의 ‘카르멘’ 중 ‘꽃의 노래, 이 꽃을 당신이 던졌었지’ 등을 노래한다)
―당신은 ‘스타 테너’로 꼽힌다. 화려한 조명만큼 비판도 있을 수 있는데….
“‘스타 테너’라는 수식어 아래 내 이름이 처음 언론에 등장했을 때 사실 좋지만은 않았다. 드디어 정상에 도달했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스타’라는 건 불필요한 중압감에 시달릴 수도 있는 단어다. 스타가 될수록 대중이 기대하는 것이 더 많아질 테니까. 그렇지만 오페라를 알리고, 스타를 보러 대중이 몰려 오페라 시장이 커지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명성을 얻기까지 어려움도 적잖았을 텐데….(그는 수학을 전공하다 성악의 길에 들어섰고 단역 생활을 오래 했다)
“성악 활동 초기에는 제대로 된 테크닉을 갖고 있지 않았다.(당시 그는 목소리가 자꾸 쉬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문제를 겪었다) 성악을 제대로 하려면 다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정말 좋은 선생님(미국 성악교육 전문가 마이클 로즈)을 만나 발성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10여 년의 무명 생활 뒤에 2006년 뉴욕 메트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데뷔해 스타덤에 올랐다.
“그 데뷔 무대와 커튼콜! 4000여 명 뉴욕 관객의 기립박수는 지금도 생각하면 벅차오를 만큼 내게 최고의 순간이다. 관객의 뜨거운 반응은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당신을 힘들게 하는 순간은….
“공연을 취소해야 할 때. 난 늘 무대에 서고 싶은데, 건강 상태로 인해 최상의 목소리를 관객에게 선사할 수 없어서.”
―깊고 어두운 음색이 개성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사실 내가 부른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듣기가 힘들다(웃음). 들을 때 ‘빨리 감기’ 버튼을 많이 누르는 편이다. 난 지금도 계속 발전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작품을 공연해도 내 목소리는 매번 다르다.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당신은 ‘포스트 스리 테너’로 꼽힌다. ‘스리 테너’(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별세한 루치아노 파바로티) 중 롤 모델이 있는가.
“정말 어렵다! 각자 장점과 개성이 있어 한 명만을 꼽기엔 너무 어렵다. 나는… 도밍고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도밍고는 셋 중 유일하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페라 모두를 완벽하게 소화한 가수다. 그런데 그 셋을 이어간다는 건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들의 뒤를 잇는 데 목표를 두기보단 나 스스로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제2의 파바로티보단 제1의 카우프만으로 알려지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당신은 왜 노래를 하는가.
“대중문화부터 사람의 마음속까지 음악이 차지하지 않는 부분이 없다. 내 음악적 재능을 기꺼이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6월 7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만∼34만 원. 02-552-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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