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릴 제9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출연진이 다시 보기 힘들 정도로 화려하다.
60개 넘는 스타 출연진을 두 개의 태양이 이끈다. 첫날 밤 무대를 밝힐 칙 코리아-허비 행콕(Chick Corea·74, Herbie Hancock·75) 피아노 듀오. 196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의 건반 주자 자리를 바통처럼 주고받은 두 사람은 1970년대 이후 재즈 피아노계에서 키스 재릿(70)과 3대봉을 형성했다. 꽉 맞물려 배치된 두 대의 그랜드피아노를 사이에 두고 스무 개의 손가락이 타건 전쟁을 벌인다. 레퍼토리는 사전 약속 없는 90분의 즉흥연주. 두 사람의 피아노 듀오 세계 순회는 1978년 이후 37년 만이다. 김희준 ‘엠엠재즈’ 편집장은 “고령에도 연주 기술은 둘 다 전성기 그대로”라면서 “코리아의 ‘La Fiesta’ ‘Spain’, 행콕의 ‘Cantaloupe Island’ ‘Maiden Voyage’를 미리 듣고 가라”고 조언했다.
둘째 날 해가 지면 춤출 일이 많다. 24일 저녁, 현존 최고의 재즈 퓨전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64)가 우버잼(¤berjam) 밴드와 신명나는 펑크(funk)의 진액을 푼다. 다음 차례는 브라질 음악 영웅 세르지오 멘데스(S¤rgio Mendes·74). 명곡 ‘Mas que Nada’로 유명한 그는 내성적인 관객도 기립시킬 흥겨운 라틴 리듬의 세례자다. 마지막날인 25일 밤 축제의 대단원은 쿠바 출신 트럼페터 아르투로 산도발(Arturo Sandoval·66)이 맡는다. 처음 내한하는 그 역시 나이라는 숫자를 팽개친 놀라운 연주력의 거장이다.
재즈의 미래를 이끄는 기수들도 모인다. 밴드 로버트 글래스퍼 익스퍼리먼트(Robert Glasper Experiment)는 힙합과 솔, 3인조 배드 플러스(The Bad Plus)는 록을 폭발적인 연주력으로 재즈와 접목한다. 그레고리 포터(Gregory Porter·44), 호세 제임스(Jos¤ James·37)는 힙합·R&B 시대의 재즈 보컬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황덕호 재즈평론가는 “역사적 의의와 현재성을 함께 지닌 거장들의 다시 보기 힘든 무대가 많다. 재즈의 다양한 재미를 맛보게 해줄 산도발의 무대도 추천한다”고 했다.
팝스타 진용 역시 두텁다. 미카(Mika),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 카디건스 (The Cardigans), 베이스먼트 잭스(Basement Jaxx), 아울 시티(Owl City), 제프 버넷(Jeff Bernet), 더티 룹스(Dirty Loops)…. 실력과 개성을 갖춘 국내 출연진도 단단하다. 에픽하이, 장기하와 얼굴들, 빈지노, 어어부 프로젝트, 한승석&정재일, 선우정아, 술탄 오브 더 디스코, 혁오, 김사월X김해원, 지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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