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를 적는 일, 나아가 시 한 편을 백지 위에 옮겨 적는 일은 시간을 잠시 멈추는 일, 글자를 한 자 한 자 적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 그리고 시의 화자와 스스로가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 가늠해 보는 일이었다. 그 시간은 단순히 시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뛰어넘어, 자신도 미처 몰랐던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오은 시인)
한국 문단의 젊은 대표 시인 오은, 유희경, 박준, 송승언이 함께 공동시집 ‘너의 시 나의 책’(아르테)을 출간했다. 부제는 ‘손글씨로 만드는 나의 첫 시집’. 책엔 시인의 대표 시와 신작 시 60편이 수록돼 있다.
‘오늘 나’ ‘오늘 실수’ ‘오늘 분노’ 등 키워드에 따라 엮인 시를 책 빈자리에 필사하다 보면 특별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 문학뿐 아니라 캘리그래피나 컬러링북에 관심 있는 독자도 즐겁게 즐길 수 있다.
김소월 이육사 윤동주 이상 등이 쓴 명시 53편을 모은 필사 시집 ‘명시를 쓰다’(사물을봄)도 출간됐다. 사물을봄 편집부는 “필사한다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며 “시를 필사하는 행위는 비교적 짧은 글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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