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 車소리, 지나가는 기차소리…현장감 살려주는 사운드 특화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6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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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의 ‘로망’은 큰 화면에만 있지 않다. 거실에서 들을 수 없는 입체적이고 빵빵한 음향에 압도되는 느낌은 극장 경험을 특별하게 만든다.

극장별로 구현하는 음향 포맷도 다양해졌다. CGV의 ‘사운드X’, 롯데시네마의 ‘수퍼사운드’ 같은 상영관 이름이 대표하는 대분류 아래 수많은 음향 믹스(음향을 나누고 섞는 기술) 기술 표준이 경쟁 중이다. 특히 ‘뒤쪽에서 자동차가 출현하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식의 현장감을 살려주는 3차원 입체음향이 쟁점이다. 전면 중앙, 전면 좌·우, 후면 좌·우의 5개 스피커군으로 입체감을 표현하는 5.1채널을 훌쩍 넘어 수십 개의 스피커가 사물이 극장 안을 움직이는 듯한 공간감을 자극한다. 최근 극장에 적용된 입체음향 기술은 △돌비 애트머스 △아이오소노 △소닉티어 △13.1 채널 △오로 3D 11.1 △임사운드 등 다양하다. 이름부터 어지럽다. 사운드 특화관은 일반관보다 관람비가 1000~3000원 비싸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를 소닉티어, 돌비 애트머스, 13.1채널 버전으로 일반관과 각각 비교했다. ‘스파이’도 일반관과 THX 인증(조지 루카스 감독이 1980년대 도입한 영상·음향 인증 규약)관에서 각가 관람했다.

소닉티어는 심도 깊은 원경(遠景)이 많이 쓰이는 액션 영화에 적합했다. 소닉티어 30.2 채널을 적용한 CGV 영등포 스타리움관(소닉티어)에서 가장 돋보인 청각적 장면은 맥스 일행을 멀리서 추격해오는 이모탄 무리가 연주하는 전기기타 소리의 위치와 음량이었다. 협곡 전투 장면의 공간감도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소닉티어는 스크린 뒤 전면에 15개 스피커를 배치해 음원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도로 추격전 같은 근접 액션이 많은 영화는 돌비 애트머스 관람을 고려할만하다. 애트머스 시스템을 갖춘 메가박스 코엑스 M2에서는 화면 너머로 크게 도약하는 자동차 소리가 천장 스피커를 통해 들린 순간이 돋보였다. 영상 몰입도가 높고 소리가 큰 블록버스터 영화는 관람 시작 20~30분만 지나도 청각 민감도가 급락했다. 영화를 관람한 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작은 소리에선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헬리콥터나 총격 같은 큰 소리에서 음향 특화관의 입체감과 잔향이 돋보였다”면서 “하지만 같은 영화를 굳이 두 차례 이상 비교해서 보지 않는 일반 관객이 큰 차이를 느끼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스파이’는 CGV 영등포의 THX 인증관과 일반관에서 각각 관람했는데 오히려 일반관의 소리가 더 박진감 있게 느껴졌다. 풍부한 저음 덕에 권총 격발이나 헬리콥터의 날개 회전 같은 소리가 돋보였다. THX관은 청각적 자극은 덜했지만 안정적이고 명료한 음향이 특징이었다. CGV 관계자는 “THX는 저·중·고음의 밸런스가 튀는 부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왜곡 없는 소리가 장점”이라고 했다. ‘과장된 소리’ 말고 제작진이 원래 의도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THX를 택하면 된다는 얘기다. THX관은 일반 상영관과 관람료가 같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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