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팽팽 돌아갈 만큼 빠르게 유행이 바뀌는 시대에 변함없이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독특한 멋을 발휘하는 패션 아이템들이 있다. 요즘 같은 때 반드시 하나쯤 갖춰두어야 할 타임리스 아이템을 꼽았다.
Oversized White Shirt 다트가 없는 일자 라인의 화이트 셔츠는 유행이나 사람, 장소 등 어떤 조건에도 구애받지 않고 다른 색깔을 낼 수 있다. 디자이너 지안프랑코 페레는 심플한 디자인의 화이트 셔츠는 천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패티 스미스의 데뷔 앨범 커버를 떠올려보자. 헐렁한 화이트 셔츠를 입고 블랙 재킷을 어깨에 두른 모습은 언제 봐도 시크하다. 반면 1999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샤론 스톤은 헐렁한 화이트 셔츠의 단추를 가슴 아래까지 풀고 타이트한 새틴 스커트를 입었는데, 섹시한 레드카펫 드레스로 아직까지 회자되곤 한다.
White Tennis Shoes 테니스를 비롯해 여러 스포츠 활동을 할 때 신던 테니스 슈즈는 1873년에 ‘스니커’라는 이름을 얻게 된 후 고무 솔의 튼튼함과 캔버스의 가벼움 덕분에 일상에서도 점차 즐겨 신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캔버스 컬러와 고무 솔의 높이 등 다양한 변형으로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라기보다는 패션 슈즈로 인식되고 있다. 다채로운 컬러 매치와 강렬한 패턴의 디자인 슈즈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의 로고만 겨우 드러낸(혹은 이마저도 숨긴) 화이트 테니스 슈즈의 매력은 따라잡을 수 없다. 청바지에 화이트 테니스 슈즈의 매치는 여성들의 영원한 워너비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Feminine Trench Coat 트렌치코트는 태생이 전쟁터이기 때문에 남성적이고 활동적인 느낌이 강하다. 패션 디자이너들의 숱한 노력으로 트렌치코트가 여성스럽게 변형되기도 하는데, 여성적인 장식이 많으면 오히려 쉽게 질린다. 더 이상 뺄 게 없을 정도로 깨끗한 디자인의 트렌치코트를 쇼핑하자. 이런 디자인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은 트렌치코트 스타일과 닮았는데, 전형적인 트렌치코트에서 눈에 띄던 커다란 겉 단추를 숨겼다. 무릎 라인에서 찰랑거리는 길이는 힐을 신은 다리를 가장 예쁘게 보여준다. 은은한 베이지 컬러는 밀크티처럼 화사하다.
Black Pumps 어떤 옷도 여성스럽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블랙 펌프스의 기원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성용 슈즈에서 비롯되었다. 슬립온 스타일의 둥근 남성용 슈즈에서 유래해 20세기에 여성의 발에 신겨진 펌프스는 앞코가 V 형태로 변형되었다. 트렌드에 따라 다양하게 힐의 높이와 두께 등에 변화를 맞지만 중간 높이에 가느다란 힐의 블랙 펌프스는 여성들이 여전히 가장 많이 신는 스타일이다.
Wide Pants 다리가 길어 보이고 몸의 단점을 가려주는 와이드 팬츠는 얼핏 보면 치마를 입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매니시한 느낌도 준다. 와이드 팬츠는 1960년대에 선보인 이브생 로랑의 르 스모킹 룩의 영향을 받아 더욱 강력한 힘을 얻게 되었고 1980년대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스키니 팬츠의 붐으로 대중적인 관심에서 잠시 멀어졌던 와이드 팬츠는 최근 재발견돼 클래식 아이템으로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Pencil Skirt 연필처럼 홀쭉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펜슬 스커트는 몸에 최대한 밀착되기 때문에 가장 여성스러운 패션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여성스러운 옷이기에 블라우스 톱과 힐을 매치하는 경우가 전형적이지만, 최근에는 스포티한 티셔츠와 운동화를 매치해 언밸런스한 룩으로 신선한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한다. 고전적인 아이템임에도 색다른 코디네이션으로 전혀 다른 느낌의 룩을 보여주는 펜슬 스커트야말로 타임리스 아이템에서 빼놓을 수 없다.
Aviator Sunglasses 재킷, 팬츠, 슈즈 등 비행사의 차림은 수많은 패션에 영향을 주었는데, 그중 으뜸은 단연 보잉 선글라스다. 보잉 선글라스의 가장 큰 장점은 크고 볼록하게 제작되어 빛을 완벽하게 차단해주는 구조에 있다. 그리고 남성이 착용하면 와일드해 보이고, 여성은 섹시한 느낌을 낸다. 선글라스 시장의 진화로 다채로운 패션 선글라스가 출시되고 있지만, 보잉 선글라스의 강렬한 개성과 클래식한 기능성은 따라오지 못한다. 따라서 보잉 선글라스의 기본 형태에 다리 모양이나 렌즈 등을 변형한 패셔너블한 디자인의 보잉 선글라스는 또 하나의 클래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floral dress 꽃이나 식물 등 자연 형태를 본뜬 문양의 드레스야말로 영원불멸한 아이템이다. 또한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이 가능하다. 카디건을 걸치고 하이힐을 신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고, 오버사이즈 재킷과 스니커즈를 매치해 1980년대풍의 복고 스타일도 가능하다. 또한 프린지 재킷이나 스웨이드 부츠를 함께 스타일링하면 페스티벌 룩에서 가장 인기 있는 ‘히피’ 스타일이 된다. 단독으로 입어 귀여움을 강조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시간이 지나도 시들지 않는 꽃이 있다면 바로 플로럴 드레스다.
Stripe Top 늘 스트라이프 톱을 입고 그림을 그리던 파블로 피카소, 매 시즌 컬렉션에 스트라이프 톱을 선보인 장 폴 고티에, 진 세버그의 보이시한 스트라이프 톱… 유명인들의 줄무늬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만큼 스트라이프 톱은 시대와 성별, 나이를 막론하고 가장 스타일리시한 마력을 보여주는 옷이다. 기본 형태에 충실한 보트 네크라인의 스트라이프 패턴 코튼 티셔츠의 수명은 끝이 없을 것 같다.
Tweed Jacket 트위드 재킷은 샤넬의 상징적인 아이템이다. 샤넬이 활동성을 고려해 만든 혁신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그 후로 매년 샤넬을 비롯한 많은 브랜드에서 다양하게 보완하고 변형한 디자인의 트위드 재킷을 출시하고 있다. 이는 트위드 재킷이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앞으로도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을 트위드 재킷은 짧은 길이, 박시한 핏의 디자인이다.
Denim Jacket 데님 팬츠는 와이드한 힙합 바지가 되었다가, 나팔 모양이 되었다가, 몸에 꼭 맞는 스키니 진이 되는 등 변형을 거듭하지만 데님 재킷의 형태는 한결같다. 이번 시즌엔 여성들이 남성용 데님 재킷을 걸치는 유니섹스 스타일이 등장했지만, 플랩 포켓의 몸에 꼭 맞는 베이식한 데님 재킷은 변함없이 인기 있는 타임리스 아이템이다.
Shift Black Dress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발행한 책 ‘세상을 바꾼 50가지 드레스’에 꼽힌 시크하고 심플한 매력의 블랙 드레스는 그 자체만으로 빛이 나는 독보적인 옷이다. 위베르 드 지방시의 블랙 드레스는 몸에 꼭 맞게 디자인되어 여성스러움이 강조되었지만 라이벌인 코코 샤넬의 드레스는 보다 활동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현재도 장식적인 여성스러운 드레스와 심플한 무릎 길이 블랙 드레스가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는데, 시대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스타일은 심플하게 절제한 디자인의 시프트 드레스에 더 가깝다.
Leather Suitcase 이스라엘 청년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캐리어가 작은 수납장처럼 늘어나는 푸구 러기지, 가방을 보드 게임판으로 만들어 가방 위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플레이 러기지 등 여행가방도 단순히 물건을 수납하는 기능에서 시대에 따라 패션과 다양한 목적을 갖춘 가방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받으며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클래식한 아이템이다. 견고한 가죽 소재의 슈트케이스는 오래 사용할수록 더욱 멋을 내는 신기한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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