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마디]‘The art is long’ 바른 해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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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자 A28면에 실린 ‘오역 때문에 오도된 국민상식’을 읽은 독자 김평호 씨가 동아일보를 통해 의견을 보내왔다. 검토해 보니 김 씨의 지적이 맞아서 당시 칼럼 내용의 일부를 정정한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의 경구 첫 구절을 라틴어로 하면 ‘Ars longa, vita brevis’이다. 영어로 옮기면 ‘Art is long, life is short’(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이다. 라틴어에는 관사가 없기에 생긴 변종이다.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art’는 ‘기술’을 의미하므로 정관사를 붙여 ‘the art’라고 해야 옳다.

원래의 경구 전체는 이렇다. ‘The art is long, life is short, opportunity fleeting, experiment dangerous, judgment difficult.’ 나는 ‘의술은 길다, 생명은 짧다, 기회는 빨리 지나간다, 실험은 불확실하다, 판단은 어렵다’고 옮겨야 한다고 썼다. 김 씨의 지적대로 하면 ‘익혀야 할 의술은 많은데 익힐 시간은 짧다. 기회는 빨리 지나가고 실험은 위험하다. 결국 판단은 어렵다’가 된다. 문맥상 이 번역이 더 적절하다.

결국 히포크라테스의 경구는 의사로 일하기 어려움을 토로한 말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최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지켜보니 이 말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윤재 ‘말콘서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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