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유가족에 빚 진 느낌” 이운재-안정환, ‘연평해전’ 시사회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0시 14분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2002년 6월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선 한일 월드컵 3, 4위전인 한국과 터키의 대결이 벌어졌다. 온 국민이 들뜬 응원의 함성 속에 묻혀 있던 그 순간, 서해 연평도 앞바다에선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 해군 장병들의 목숨을 건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22일 오후 8시 반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에는 뜻 깊은 인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한일 월드컵 한국대표팀 주역으로 뛰었던 이운재 안정환 씨와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함께 시사회장에 입장했다.

안 씨는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연평해전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영화를 보고 처음엔 가슴이 먹먹하고 슬프다가 ‘왜 저렇게 희생돼야 했나’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희생된 장병과 유가족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민의 축제인 월드컵을 위해 서해 바다에서 목숨을 내던진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하고 싶다”며 “동료를 지키기 위해 서로 애쓰는 모습, 함장인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가 아들의 군복을 껴안는 장면에서 울컥 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후원한 정 전 대표는 “6명 전사자의 이름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할 이름”이라며 “북한이 쏘기 전엔 쏘지 말라는 잘못된 교전수칙 때문에 장병들이 희생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연극배우 박정자 손숙 씨, 배우 김수현, 가수 아이유 등이 참석했다. 24일 개봉하는 ‘연평해전’은 예매율 20.5%(22일 오후 11시 현재)로 ‘쥬라기월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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