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최준식 지영해 지음/296쪽·1만3000원·김영사
‘외계지성체의 방문과…’를 쓴 최준식·지영해 교수
‘참 희한한’ 일이다. 종교학자와 신학자가 만나 ‘UFO’(미확인 비행물체)와 외계인에 관한 책을 내다니…. 주인공은 이화여대 한국학과 최준식 교수(59)와 영국 옥스퍼드대 동양학부 지영해 교수(58). 최 교수는 종교학, 죽음학의 권위자다. 지 교수 역시 서양신학, 동양철학을 두루 연구하며 옥스퍼드 패러다임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9일 서울 북촌로에서 이들을 만나 사연부터 물었다.
“2007년 월터하우트란 미국인의 유언장이 공개됐어요. 1974년 ‘미군 비행장 주변에 UFO가 추락했다’는 일명 ‘로스웰사건’의 보도자료를 쓴 장교예요. 유언을 통해 ‘당시 외계인의 사체를 목격했다’며 평생 숨겨둔 말을 했습니다. 함께 논의할 연구자를 찾았고 지 교수를 만났습니다.”(최)
지 교수도 12년 전 외계인 피랍자를 다룬 존 맥 하버드 교수의 저서를 본 후 외계인 연구에 몰두해 왔다.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수차례 만나고 e메일을 교환한 후 △외계인이 누구인지 △왜 그들이 지구를 방문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생각을 책에 담았다.
“세간의 잣대로 보면 ‘교수’처럼 자신이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UFO 같은 유사(類似)과학 현상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죠. 그런데 UFO나 외계인이 그렇게 무시할 현상은 아닙니다.”(최)
정말로 외계인이 존재할까?
“1994년 9월 16일 짐바브웨 루와라는 마을의 초등학생 62명이 외계인과 UFO를 목격했다고 동시에 증언했죠. 외계인에게 피랍을 당해봤다는 증언도 많아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99.9% 데이터 없이 믿음 차원에서 외계인은 ‘없다’고 결론을 내려요. 기억의 왜곡, 집단 무의식이 만든 허구로 보는 시각이 다수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유사한 증언을 할 수 있을까요?”(지)
생체실험을 통해 지구인과 외계인의 혼혈종까지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다는 게 지 교수의 주장이다. “학문적 동료이자 친한 친구에게 외계인 연구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이후 연락이 끊어지더군요. 많은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문제라 포기할 수 없더군요.”(지)
최 교수는 외계인을 UFO와 비(非)물질로 구성된, 즉 영적 존재와 유사한 무언가로 본다. 반면 지 교수는 인류보다 몇 단계 진화한 고등 생물체로 정의했다.
“물고기는 바다만이 세계의 모든 것이라고 믿겠죠. 갑자기 인간이 그물을 내려 물고기를 잡아간다면 마치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을까요? 외계인은 먼 우주가 아닌, 지구생명권 근처에 있는 ‘인접생명권’, 즉 물고기 입장에서는 바다 밖 세상 같은 곳에서 살다가 지구에 나타난다고 봐요.”(지)
1시간 정도 대화를 하다 보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다만 이들의 말 속에는 ‘외계인의 유무’라는 단순한 질문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다.
“외계인 연구는 근본적으로 나 자신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합니다.”(최)
“‘어떤 사건이 정말 일어나느냐’라는 단순한 질문이 아닙니다. 세계를 보는 패러다임의 문제예요. 기존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너무 많을 때, 또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우리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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