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대형 록 페스티벌 시즌이 이번 주말 출발선을 끊는다. 한때 5개에 이르던 비슷비슷한 축제가 줄어 이제 두 곳으로 압축됐다. 안산 M밸리 록 페스티벌(이하 안산·24∼26일)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펜타·8월 7∼9일)이다.
예년에 비하면 출연진이 덜 화려하지만 록 마니아들에겐 놓칠 수 없는 무대들이 눈에 띈다.
첫째로 기대를 걸 만한 날은 26일이다. 음원보다 무대가 세 배쯤 더 폭발적인 이들이 각국에서 안산으로 집결한다. 영국의 헤비메탈 밴드 모터헤드. 1975년 결성돼 올해 40주년을 맞은 밴드 멤버 중 올해 칠순인 레미(본명 이언 킬미스터)의 광기 어린 카리스마가 무대 위 별미다. 미국의 트웬티원 파일러츠, 일본의 원 오크 록도 ‘미친 라이브’로 소문난 이들. 한국에서는 혁오, 고고스타, 해리빅버튼과 가리온,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출격한다.
24일엔 처음 내한하는 영국 밴드 라이드를 주목할 만하다.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의 ‘눈보라’를 떠올린 뒤 그 뿌연 시계(視界)에 멀지만 또렷한 멜로디의 등대를 그려 넣은 듯한 사운드. 같은 날 나오는 캐나다 DJ 데드마우스는 커다란 쥐 가면을 뒤집어쓰고 나오는데 그 땜에 디즈니와 송사를 겪을 정도로 요즘 뜨거운 전자음악가다.
25일 낮엔 김완선이 인디 록 밴드 코어매거진과 함께 꾸밀 무대가 궁금하다. 이후 로큰롤라디오, 아폴로 18,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국내 밴드의 뜨거운 이어달리기가 있다.
다음 달 7일 펜타가 맞선다. 펄펄 끓는 찌개 같은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 잠비나이, 13스텝스, 아즈버스, 디아블로에 이어 김창완밴드, 신해철 헌정 무대까지 거치면 은퇴를 번복한 독일 헤비메탈 노장 스콜피언스가 결승선을 지킨다.
그 다음 날엔 서태지밴드가 펜타 무대에 오른다. 서태지가 자신이 주최한 ETP페스트 말고 다른 축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다. 지난해 9집으로 돌아온 뒤 ‘죽음의 늪’ ‘내 모든 것’ 같은 추억의 노래도 강렬한 록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보여준 서태지밴드가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무장하고 나올지. 같은 날 앞서 나올 강렬한 국내 밴드 피아, 아시안체어샷, 메써드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1990년대에 톡 쏘는 전자음악으로 록에 핵 주먹을 날린 영국의 케미컬 브러더스(25일 안산)와 프로디지(다음 달 8일 펜타)도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다.
두 페스티벌은 모두 “주차공간을 늘리고 주차장과 무대의 거리를 좁히는 등 쾌적한 축제 공간 마련에 힘썼다”며 “숙박시설-입장권 통합 패키지도 신설했다”고 밝혔다. ▽안산=△경기 안산시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1일권 15만 원, 2일권 22만 원, 3일권 26만 원 △02-446-2690 ▽펜타=△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 △1일권 13만 원, 2일권 18만 원, 3일권 22만 원 △164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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